[앵커]
한 PC방에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혼자 있는 시간만 골라 음란행위를 한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하루에 6시간동안 무려 14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모자를 눌러 쓴 남성이 PC방 흡연실로 들어갑니다.
담배를 피우는 듯하더니 음란행위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 하던 행동을 멈추고 휴대전화기를 만집니다.
그러나 여성 아르바이트생인 A씨가 보이면 시선이 따라갑니다.
지난달 26일 경기 의왕시의 한 PC방에서 생긴 일입니다.
이 남성은 이날 6시간 동안 PC방에 머물면서 음란행위를 14차례 반복했습니다.
PC방 안에 직원은 A씨 한 명뿐이었습니다.
A씨는 탕비실에 숨어 두려움에 떨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피해 여성 : 6시간 동안 한 사람이 저를 계속 응시하고 있는데…불안감이 들었어요.]
이 남성은 화장실 앞 복도까지 A씨를 따라왔습니다.
[A씨/피해 여성 : 세 번씩이나 따라오는 걸 보니까 '뭔가를 계획하고 있구나', '내가 무슨 일이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A씨는 다음 날 경찰에 이를 신고했습니다.
CCTV 영상도 제출했습니다.
경찰(경기 의왕경찰서)은 조만간 이 남성에 대해 공연음란죄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 무서워서 다음 날 신고했더니…경찰, 되레 '핀잔'[앵커]
공포에 떨던 여성 아르바이트생 A씨는 사건 다음 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에게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공연음란죄'로 입건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는데, 대부분 벌금을 물고 끝나는 실정입니다.
이어서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피해를 호소하는 A씨는 CCTV 영상을 직접 구해 피해 다음 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의 대응은 황당했다고 했습니다.
도리어 핀잔을 줬다는 겁니다.
[A씨/피해 여성 : '단순히 벌금형에 그칠 것이다'라고 (얘기하셨고…) 6시간 동안 무서웠다고 하소연하듯 얘기하니까 '그때 신고를 바로 해주시지 그랬어요' 이렇게…]
문제의 남성은 사건 이틀 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남성인 걸 보곤 그대로 자리를 떠난 날도 있었습니다.
공공장소 음란 행위 입건은 5년 만에 약 2배로 늘었습니다.
최고 징역 1년 이하, 벌금 500만원 이하를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에 그친다고 법조계에선 말합니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이 없었다는 게 주요 이유입니다.
[장윤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 당하는 여성 입장에서는 남성이 본인한테 어떤 위해를 가할지 정말 공포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평생 어쨌든 지워지지 않는…]
이 때문에 처벌 강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