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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청소년에 "담배 대신 사줄게"…'철없는' 어른들

입력 2019-10-24 21:44 수정 2019-10-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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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들에게 담배나 술을 대신 사주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넘쳐납니다. 이른바 '대리구매'입니다. 어른들은 그 대가로 용돈을 벌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가 현장에서 그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기자]

소셜미디어에 '담배 구매'라고 검색을 해보면 술이나 담배를 대신 사주겠다는 글들이 보시는 것처럼 잔뜩 있습니다.

담배 구매가 금지돼 있는 청소년들을 대신해서 심부름 값을 받고 담배를 대신 사주겠다는 어른들이 올린 글인데요.

밀착카메라가 만나봤습니다.

대신 사주겠다는 사람들이 올린 글입니다.

한 사람에게 연락해봤습니다.

가격을 알려줍니다.

정해진 곳에 도착해 소셜미디어 이름을 말하라고 합니다.

메신저로 연락을 계속 주고받았는데요.

만나자고 한 장소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지금 제가 청소년인 줄 알고 있는데 직접 한번 가서 사보겠습니다.

장소는 경기도의 한 편의점.

남성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소셜미디어 이름을 말하니.

[OOO, OOO(소셜미디어 이름).]

준비했다는 듯 담배를 꺼냅니다.

[세 갑만 주세요.]

신분증은 확인도 안 합니다.

[어? 카드로 하면…결제는 하긴 했는데 주는 거는 현금으로.]

심부름 값은 현금으로 달라고 합니다.

취재기자라고 신분을 밝히니 모두 털어놓습니다.

[A씨/담배 대리 구매 : 한 달에 한 3만에서 4만원. 단순 용돈 벌이. (한 번 왔을 때 엄청 사고 그래요?) 네.]

단속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A씨/담배 대리 구매 : 소셜미디어가 가입도 익명성이다 보니까. 소셜미디어가 해외 서버이기 때문에 경찰도 거의 못 하거든요.]

조금 전에도 학생에게 담배를 팔았다며 메신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되면 애꿎은 업주만 피해를 볼 수 있는 겁니다.

지난해 청소년 유해환경 실태 조사에서 청소년이 직접 술·담배를 구매하는 비율은 낮아졌습니다.

반면 대리자를 통한 구매는 늘었습니다.

담배의 경우 5명 중 1명 꼴로 대리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은 어떨까.

[고등학생 : 그냥 대신 돈 주고 주민등록증 있는 어른들이 사주는 것. OO(심부름값)이라고 하는데 4500원 받는다 하면 나머지 2000원, 3000원 주는 거.]

[중학생 : 소셜미디어로 게시물 같은 거 올린 사람한테 개인 문자 보내면 만나서 직접 돈 드리고 받아요.]

방법이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대리 구매자도 만나봤습니다.

여성이면 값을 안 받겠다는 말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저희가 있는 곳으로 와서 돈을 주면 심부름 값을 받고 담배를 사주겠다는 건데요.

저희 취재진이 한번 직접 가서 만나보겠습니다.

지하철역 앞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를 사 나옵니다.

취재진인 걸 밝히자 걸음이 빨라집니다.

[B씨/담배 대리 구매 :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안 받을 수 있다고…)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은 못 드려요. 처음 한 거라서 정확히는.]

담배와 술 같은 유해 약물을 청소년에게 대신 사주는 건 청소년보호법 위반입니다.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현숙/탁틴내일 (아동·청소년보호단체) 대표 : 대리 구매해 주고 낯선 사람들하고 만나는 거잖아요. 그랬을 때 어떤 상황이 생길지는 잘 예측을 못 하니까. 성적인 문제나 이런 게 있을 수도 있고.]

경찰 관계자들은 "역으로 사기 피해를 당할 수 있고 2차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서 소셜미디어 안에서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권하는 사람들, 이들은 대부분 단순한 용돈벌이가 목적이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일탈에 지름길의 역할을 하는 이들을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상디자인 : 황선미 / 인턴기자 : 박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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