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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공정? 공정!'

입력 2019-10-23 21:52 수정 2019-10-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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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아이돌 몇 명 뽑아서 데뷔시키는데 왜들 그리 야단인가…"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기이한 현상이긴 했습니다.

도통 이해를 못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압수수색, 고소, 고발. 항의 성명까지…

그래서 해당 방송사는 검찰수사를 받았고 탐사 프로그램에서도 관련 내용을 다룰 지경에 이르렀지요.

방송내용에 열광했던 젊은 층의 반응은 하나같았습니다.

"꼭 나 같아서…"

데뷔라는 좁은 문을 향해 달려가는 도전자들…

눈물 흘리고 좌절하는 이들이 더 많았고, 부족한 점을 메우려 애쓰지만 맘처럼 되지 않는 상황은 매번 발생했습니다.

"마치 인 것만 같고…"
"등수가 올라가지 않으면 안타깝고 눈물이 나…"

시청자는 마치 '나인 것만 같은' 연습생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응원하며 온 마음을 내주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경연은 투표라는 공정한 시스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내가 던지는 한 표가 누군가를 '픽' 하여 성공시킬 수 있다는 믿음.

그 심리의 밑바닥에는 그들이 마음속 깊이 품어왔을 세상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90년대 생들이 노량진에 몰려드는 까닭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정함 때문이다"
임홍택 < 90년생이 온다 >

어느 책에 등장하는 문구처럼 공정이란 한국 사회에선 매우 찾기 어려운 희귀한 존재가 돼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말이 화두가 되었다는 것은 세상이 그만큼 공정하지 못하다는 역설로 다가옵니다.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공정한 사회란 원칙이 확고히 준수될 수 있도록"
- 2010년 8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공정한 법이 실현되는 사회"
-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그리고 이 정부의 기반 역시 공정에 대한 약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이 촛불이 있던 그때 광장의 요구이기도 했습니다.

어제(22일) 대통령은 모두 27번의 공정을 말했다고 하지요.

그 많은 횟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왜 그리도 여러 번 공정을 말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것이 또 다른 역설이 되지 않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예능 프로그램 가지고 왜들 이렇게 난리냐" 

그것은 형식은 예능이었지만, 이 역시 역설적으로는 논픽션 다큐멘터리가 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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