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태에서 이런 구속이 나올 리가 없어 (영화 '퍼펙트 게임' (2011))
[앵커]
한국 야구 전설의 이야기는 이렇게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한 선수는 세상을 떠났고 또 한 선수, 선동열 전 감독은 오늘(22일)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놨습니다. 우리는 국보라 불렀지만 책의 첫 장은 '나는 국보가 아니다' 였습니다. 류현진 선수에 대해서는 "메이저리그 최고투수를 내가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적었는데요. 안기부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막았다는 뒤늦은 고백도 덧붙였습니다.
선동열의 야구 인생을 백수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 한국 5:2 일본|세계야구선수권대회 (1982년) >
김재박의 개구리번트와 한대화의 역전 홈런이 너무 강렬했던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그러나 이날 승리를 지킨 것은 9회까지 두 점을 내주고 완투한 선동열이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경쟁에 휘말렸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이유가 미국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선동열/전 야구대표팀 감독 : 안기부 쪽에서도 부모님한테 연락을 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당시 군사 정권은 정치가 아닌 스포츠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했고 이제 막 생겨난 프로야구엔 선동열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국내에 남은 선동열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롯데 최동원과 경쟁하며 프로야구 최고의 흥행카드가 됐습니다.
은퇴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0점대 평균자책점을 한번도 아니고 세번이나 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공만 나열해도 바쁜 선동열의 야구 인생, 하지만 책은 실패로 시작합니다.
첫 장부터 "나는 국보가 아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보로 불렸지만 일본에서는 2군보다도 아래인 교육리그로 떨어졌던 데뷔 첫 해, 1996년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선동열/전 야구대표팀 감독 : 좌절하고 실패가 왔을 때 극복을 하는 그런 경험담을 젊은이들한테 전달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일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에서 감독으로 또 대표팀 지도자로 금메달까지 따며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던 야구 인생.
부끄럽고 괴로웠던 순간도 털어놓았습니다.
[선동열/(지난해 10월 국정감사) :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대에 서는 건 제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지막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이며 국정감사 증인으로 섰고 결국 감독직을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하면서 꿈을 던졌던 투수.
선동열은 내년 봄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캠프에 초청 받아 못 다 이룬 꿈을 향해 메이저리그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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