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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기사는 가능"…구멍뚫린 성범죄자 취업 제한

입력 2019-10-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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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범죄 전과자가 배달업 종사…막을 '법' 없어 불안

[앵커]

성범죄 전과자가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성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고 충동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법적으로 취업 제한 업종을 정했지만 배달대행업체는 빠져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영업 방해로 고소 당하는 실정입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주부 A씨는 얼마전 길을 걷다 깜짝 놀랐습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 우편물에서 본 남자가 배달대행업체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에서 배달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씨 : (죄목이) 미성년자 강간이에요. 그래서 더 자세히 봤어요. (길에서 보고) 소리를 질렀어요. 진짜 너무 깜짝 놀라서.]

지역 카페에 사실을 알리는 글을 올린 A씨는 얼마 후 해당 업체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업체 지점 대표 : 성범죄자도 이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제시가 안 되어 있고요. (전과) 알고 썼어요. 열심히 사는 사람이고.]

업체는 오히려 A씨를 영업방해로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A씨 : (기사를) 계속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집에서 시켜 먹는 거고 또 결제를 하려면 문도 다 열어줘야 되는 거고. 좀 많이 충격적이죠.]

현행법상 성범죄자가 배달대행업체 기사가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화물운수사업법에 따라 성범죄자는 최대 20년까지 화물이나 택배기사 일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대행업체 기사들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배달대행업체는 별도의 자격 없이 영업 신고만 하면 누구든지 운영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노동부와 국토부 등은 배달대행업체 종사자들의 전체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송옥주/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 : 플랫폼 노동이 지금 활성화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법이나 제도를 소비자 중심으로 해서.]

업체 본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지점들에 범죄 전과자들을 채용하지 말라고 공지하고 있지만 강제하기 쉽지 않다며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배달대행기사는 가능"…구멍뚫린 성범죄자 취업 제한

■ 택배원으론 취업 못 하는데…'배달 대행 기사'는 가능?

[앵커]

성 범죄자가 취업을 할 수 없는 업종에는 배달대행과 비슷한 일을 하는 택배원이나 경비원은 물론 영화관이나 수목원 종사자까지 폭넓게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는 배달대행기사는 빠진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인지 서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신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극장입니다.

이 극장에서는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성 범죄자입니다.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보호법을 근거로 성 범죄자가 취업할 수 업종 36개를 지정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부터 박물관 직원, 영화관 종사자, 수목원 직원까지도 포함됩니다.

재발 건수가 많고 충동적으로 발생하는 범죄 특성을 고려해 범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취업 제한을 둔 것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나 개인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배달대행기사는 빠져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 : 아동청소년 보호법에 배달대행업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사람을 걸러낼 수 없죠. 배달대행업으로 등록을 하고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주무관청이 정해져야 되고요.]

하지만 국토부의 관리를 받는 택배 기사 역시 여가부의 취업 제한 업종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별도로 국토부가 나서 법을 개정했습니다.

배달대행기사의 성 범죄자 취업을 조회하려면 또 별도의 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대리기사 업종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여가부는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소에만 제한해서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법 취지를 살리려면 지정 업종 재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
(영상취재 : 조용희 / 영상디자인 : 황선미·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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