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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순번표에 '환경호르몬' 범벅…기준 없는 한국

입력 2019-10-17 21:55 수정 2019-10-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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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트나 카페, 식당에서 무심코 영수증을 주고 받습니다. 은행이나 영화관에서는 순번표를 손에 쥡니다. 그런데 이런 영수증과 순번표에서 대표적 환경 호르몬인 '비스페놀 A'가 대량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많게는 유럽 기준의 60배를 넘는 것도 있습니다. 유럽은 규제하고 미국은 금지하는데 우리는 기준조차 없습니다. 특히 담당 부처인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각종 영수증과 순번표 모두 열에 반응하는 특수한 종이, 감열지로 만들어집니다.

최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감열지의 환경호르몬, BPA 논란이 불거졌고 이달 초 유럽호흡기학회에서는 BPA가 태아의 폐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불임과 같은 호르몬 문제를 넘어 천식이나 천명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우려가 커지자 국가기관이 처음으로 측정에 나섰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를 해보니 은행 순번표에선 g당 1만 2113㎍, 유럽 기준의 60.6배에 달했고, 영화관 순번표와 음식점 영수증은 50배를 넘었습니다.

마트나 의류판매점 영수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럽은 그램당 200㎍으로 함량을 규제하고 미국은 아예 BPA 자체를 못쓰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런 기준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일부 업체들이 스스로 'BPA 프리' 영수증을 쓰고 있습니다.

[신창현/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 : 공산품에 대해선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규제를 하는데 이게 서로 '내 부처 소관이 아니다'라고 발뺌하고 있어요.]

정부 부처들이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시민들은 환경호르몬 영수증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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