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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는 '금값'인데…양돈농가 출하가 폭락에 이중고

입력 2019-10-11 09:38

㎏당 원가는 4천200∼4천500원…출하는 3천300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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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원가는 4천200∼4천500원…출하는 3천300원 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후 돼지고기 가격은 '금값'이라고 할 정도로 치솟았지만, 산지 농가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에선 대형 유통업체와 가공업체 등이 ASF 확산을 기회로 삼아 재고를 쌓아놓고 가격을 조정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오전 키우던 돼지 중 80여 두를 출하한 양돈농장주 A씨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

출하 시 ㎏당 4천200∼4천500원을 받아야 원가가 나오지만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3천300원에 돼지를 팔아야 했다.

한달여 전과 비교해 ㎏당 2천200원, 원가보다도 1천200원 손해지만, 일시이동중지 탓에 키우던 돼지가 규격(110㎏)을 넘어버려 126㎏까지 커 버리는 바람에 마리당 3만∼4만원가량의 페널티까지 물어야 했다.

A씨는 "뉴스에서 보면 소비자는 돼지고기가 금값이라고 하는데, 왜 산지에선 가격이 오히려 내려간 것이냐"며 "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중간 단계에서 재고 물량을 갖고 가격을 조정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키우던 돼지를 갖다 버려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양돈농장주 B씨도 "대형 유통업체나 돈육 가공 대기업 등이 물량을 쌓아놓고 풀지 않는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돈다"며 "농가는 소독때문에 한 달 가까이 농장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데 돼짓값까지 떨어져 출하할 수도, 안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사)대한한돈협회가 공시한 탕박(머리와 내장을 제외한 지육)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당 평균 3천311원으로 집계됐다.

10일 가격은 오후 늦게 공시되지만, 이날 출하한 일부 농가의 말로는 ㎏당 3천300원 선이었다고 한다.

ASF가 확인된 지난달 17일 전후 가격을 보면 한때 6천201원(9월 18일)까지 치솟았던 적이 있었으나 농가들이 불안 심리 탓에 출하가 몰리면서 폭락하더니 지난달 30일부터 원가(4천584원)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현재까지 하락세다.

반면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집계된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을 보면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천890원으로, ASF가 발생하기 전인 한 달 전 가격 2천462원 대비 17%나 올랐다.

화성에서 냉동창고를 운영하는 한 돈육 유통업체 대표 C씨는 "구제역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가축 전염병이 창궐할 땐 도축한 돼지 물량을 소규모 유통업체에선 손도 못 댈 정도로 대규모 유통업체나 가공 대기업 등이 채간다"며 "물량이 꽤 많을 텐데도 이게 왜 시중에 안 풀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혀를 찼다.

이어 "이럴 때 자금력이 없는 소규모 유통업체에선 물량을 쌓아놓지 않고 바로바로 빼고 있다"며 "결국 왜곡된 유통구조 탓에 농가는 계속 힘들고, 대기업은 배를 불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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