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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문 대통령 홀대"? 또 등장한 '외교결례' 가짜뉴스

입력 2019-09-25 21:47 수정 2019-09-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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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결례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 해외 방문 때마다 비슷한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관계를 따져보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인데요, 먼저 이번 한·미 정상회담 때 기자들의 질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독식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결례를 당한 것이다 이런 주장입니다. 먼저 정치권 발언 들어보시죠.

[심재철/자유한국당 의원 : 기자들의 17개 질문 중 문 대통령이 답한 것은 하나도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만 또다시 펼쳐졌습니다.]

이에 대해 오늘(25일) 청와대가 반박 논평을 이례적으로 냈습니다.

"질문이 17개라는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질문은 보통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다" 이런 취지입니다.

[앵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잖아요. 누구 말이 맞는 것입니까?

[기자]

저희가 백악관이 정리한 속기록이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데 이것과 또 당시 영상을 통해서 확인을 다 해봤습니다.

현장에서 질문한 양국 기자는 총 6명입니다. 내용으로 보면 질문도 6개입니다.

17개라는 숫자는요, 속기록 상에 기자 발언임을 알리는 표시 알파벳 Q를 단순하게 센 것 뿐입니다.

여기에는 기자가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어가면 또 Q가 붙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잘 안 들린다" 이렇게 말을 해서 다시 질문을 한 경우에도 또 Q가 붙습니다.

이런 것이 다 포함된 숫자가 17입니다.

그래서 내용 상으로 질문을 따져야 하고, 그러면 6개 입니다.

마지막 1개 질문이 문 대통령에게 갔는데, 문 대통령이 통역을 듣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답을 하고 서둘러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질문이 17개였다라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고,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독식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결례를 당했다라는 주장은 어떤가요?

[기자]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나라와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싱가포르, 인도 등 다른 나라와 했는데, 그 속기록을 다 살펴봤습니다.

모든 경우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자처럼 질의응답을 다 주도했고요, 일방적으로 질문과 답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렸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외에는 거의 질문을 받거나 응답을 한 외국 정상 자체가 드뭅니다.

특별히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교적 결례를 당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근거가 빈약한 주장입니다.

[앵커]

그리고 아까 이가혁 기자가 두 가지가 있다고 했잖아요. 나머지 하나는 또 무엇인가요?

[기자]

문 대통령 내외가 뉴욕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외교적 홀대를 받았다 이런 주장입니다.

지난 23일 사진입니다.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사진인데요.

이 3장을 보시면 첫 번째 사진은 내려오는 계단에 레드카펫이 깔려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 마중나온 인사가 미국측 인사가 없습니다.

세 번째, 탑승한 차가 흔히보는 리무진이 아니라 SUV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홀대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기에는 그렇게 착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을 수도 있는데 잘 따져 보면요, 이것이 한 보수성향 유튜브를 통해서도 많이 생산되고 재확산되고 있었습니다. 먼저 그 영상을 보시죠.

[OO유튜브 방송 (어제) : 외국 국가원수용, 의전용 VIP 리무진이 아니라 미국에서 중요 범죄자나 중요 증인들을 호송할 때 쓰는 OO SUV였습니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어제 올라온 영상인데 하루 만에 20만 조회수가 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일정이 있을 때마다 나왔던 얘기들이잖아요. 

[기자]

기시감이 있습니다.

[앵커]

사실하고는 좀 다른 내용들이죠? 

[기자]

네. 외교적 결례, 홀대가 아닙니다.

가짜뉴스입니다.

이번 방문은 UN총회 참석을 위한 방문입니다.

국빈 방문이나 공식 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 정상들이 아주 특별한 그런 의전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가짜뉴스가 퍼지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작년 또 재작년에 이맘때 똑같이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도 비슷한 가짜뉴스가 퍼졌습니다.

이번에 또 반복되는 것입니다.

영상 하나를 보시면서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 똑같이 뉴욕 UN총회에 참석할 때 영상입니다.

2014년 9월인데요.

공항에 도착을 하고요, 계단을 잘 보시면 똑같이.

[앵커]

레드카펫이 없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냥 맨바닥이고요.

마중 나온 인사들을 보면 한국 사람뿐입니다.

미국 측 인사가 없습니다.

그리고 탑승한 차, 지금 보시는 대로 리무진이 아니라 SUV 차량입니다.

그리고 리무진이 아닌 SUV를 탔다는 것이 홀대라는 근거도 없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의 경우에는 지난 4월에 가장 높은 의전 단계인 국빈 방문했을 때,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렇게 SUV에서 내리는 장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두고서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가 외교적으로 결례를 당했다 이런 논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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