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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지대' 비전 제시…문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입력 2019-09-25 18:44 수정 2019-09-25 21:45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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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에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체제, 안전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것으로 보이는데요. '싱가포르 합의 정신'을 재확인한 한·미 정상회담, 또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25일) 신 반장 발제에서 외교안보 관련 속보 살펴봅니다.

[기자]

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이죠. 지금 뉴욕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협력을 논의하는 유엔총회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후 3년 연속 참석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소식은 어제 자세히 전해드렸고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아침, 총회 기조연설도 가졌습니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 비전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 유엔과 모든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나는 남북 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입니다.]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하고, 비무장지대 안에 유엔 등 국제기구가 들어와 평화 연구의 중심지가 되면 나아가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입니다. 또 이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전보장 방안도 될 수 있는데요. 최근 북한은 미국에 실무회담 재개를 제안하면서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안전보장'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 비무장지대에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되어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 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연설에서는 일본을 겨냥한 발언도 있었는데요. 일본을 직접 언급하는 대신, 과거사 인식과 수출 규제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제74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 동아시아는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뉴욕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은 사실상 불발 분위기입니다. 공교롭게도 일정도 겹치지를 않아서 아직 한 번도 조우하지 않았는데요. 반면 김정숙 여사와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는 유니세프 주최 행사에서 만났습니다. 걸어가던 김 여사가 아키에 여사를 발견하더니 손깍지를 끼며 친근감을 표시하고요. 헤어지기 직전에는 서로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깜짝 등장해서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사람들을 신 스틸러라고 부르죠. 이렇게 정반장 같은 신 스틸러들 유엔총회에서도 있었습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 현장인데요.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등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들을 대차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지도자 마두로 대통령을 '독재자', '쿠바의 꼭두각시'라 지칭하며 맹비난했죠. 그런데 청중석에 앉은 이 여성, 연설은 아랑곳 않고 독서삼매경입니다. 베네수엘라 외교관 다니엘라 로드리게즈인데요. '우리 정부 욕하지 마라' 항의하듯 책상 위에 책을 올려 대놓고 읽고 있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에는 아예 책 읽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와 제국주의 연설을 할 때 읽은 책이다. 베네수엘라 만세"라고 책 소개까지 했습니다. 남미 독립운동지도자인 시몬 볼리바르와 관련한 책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신 스틸러,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연관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7년에는 전임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서명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도 탈퇴했죠. 그런 그가 예고에도 없이 기후행동정상회의 현장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한 15분 정도 회의 내용을 듣더니 다시 휙 하고 나가버렸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3일) : 나는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물을 크게 신봉하는 사람이며, 모든 나라가 모여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스스로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후,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단에는 아주 앳된 얼굴의 한 소녀가 등장했습니다. 올해 나이 열 여섯, 스웨덴 출신의 10대 환경운동의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입니다. 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 대신 요트를 타고 뉴욕에 왔다고 하죠. 툰베리는 "우리는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는데, 당신들은 돈, 끊임없는 경제 성장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며 격정적인 어조로 세계 지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현지시간 23일) : 저는 이곳 연단 위가 아니라, 바다 반대편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당신들은 공허한 말로 제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아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뒤늦게 이 연설을 봤나봅니다. 트위터에 연설 일부를 올리고는 이렇게 적었는데요.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보인다 만나서 반갑다"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조롱이 섞여있는 인사로 보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툰베리의 반격입니다. 트위터 자기소개 문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행복한 어린 소녀"라고 바꿨습니다. 나를 조롱하려는 것 같은데, 나는 눈 하나 깜짝 안해, 뭐 이런 뜻으로 해석되죠. 참고로 툰베리는 올해의 노벨 평화상 후보자입니다. 여차하면 트럼프 대통령과는 노벨상을 다투는 라이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DMZ, 국제평화지대 만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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