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감염의 경로'

입력 2019-09-24 21:26 수정 2019-10-03 22: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김포와 강화까지 침투하면서 남하 중인 돼지열병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요.

바이러스는 약으로는 쉽게 죽이기 어렵고 몸 안에 있는 면역체계가 이겨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번지는 돼지열병은 우리가 모른 체했던 가축 사육방식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거듭 알려준 계기가 되었고, 결과는 산 채로 땅에 묻혀 방역 처리를 당하는 돼지의 비명과 함께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면역력이란 외부침입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을 말합니다.

한번 싸워 이겨낸 뒤 만들어진 자연면역과 예방주사를 맞아 생기는 인공면역도 있지만, 평소에 차곡차곡 면역력을 쌓으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하니…

환절기에 코가 맹맹할 즈음에 뒤늦게 찾아오는 생각은 평소에 건강관리 좀 잘해놓을 걸… 따위의 뒤늦은 후회라고나 할까.

그러나 앞당겨 차곡차곡 대비를 해도 또 아무리 고생을 겪었어도 견딜 수 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도 존재합니다.

주장의 터무니없음도 잘 알고 있고 목적이 무엇인지도 선명하게 보이지만, 이 바이러스는 당최 쉽게 면역이 되지 않는데…

그것은 잊을 만하면 창궐하는 모욕의 발언들이었습니다.

"매춘의 일종…한번 해볼래요"
"극우는 테러하는 안중근 같은 사람"
"일제의 강제 침탈론은 거짓"
- 류석춘/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조용히 무시하고 싶지만 상처받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급기야 가장 약한 곳을 파고들어서 누군가를 어김없이 전염시키고 마는 치명적인 전투력.

소녀상에 침을 뱉고 모욕한 청년들도, 또 연구의 결과라는 미명 하에 차마 옮길 수 없는 단어들로 일본군 '위안부'들을 모욕하는 이들도…

그 끈질긴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 사회 가장 약한 고리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어디선가 감염자는 발생하고 있으니…

마치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들마냥 허공을 배회하고 있는 것들로 인한 '피로감'

그 끝없는 재방송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란 있기는 있는 것일까…

돼지를 먹지 않을 수 없다면 조금 더 비용을 들이더라도 깨끗이 키워야 한다는 것이 답이겠지만…

아무리 모욕감을 느끼더라도, 그들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이를 위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대체 얼마일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위안부 폄하' 발언 류석춘…반발하는 학생에 되레 막말 [팩트체크] 류석춘 "위안부 피해…가해자, 일본 아니다?" 뉴라이트 '왜곡된 위안부 인식'…일 극우진영과 '닮은꼴' '반일종족주의' 저자 뒤엔 '일본 우익'…친일 유튜버도 지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