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김포와 강화까지 침투하면서 남하 중인 돼지열병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요.
바이러스는 약으로는 쉽게 죽이기 어렵고 몸 안에 있는 면역체계가 이겨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번지는 돼지열병은 우리가 모른 체했던 가축 사육방식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거듭 알려준 계기가 되었고, 결과는 산 채로 땅에 묻혀 방역 처리를 당하는 돼지의 비명과 함께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면역력이란 외부침입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을 말합니다.
한번 싸워 이겨낸 뒤 만들어진 자연면역과 예방주사를 맞아 생기는 인공면역도 있지만, 평소에 차곡차곡 면역력을 쌓으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하니…
환절기에 코가 맹맹할 즈음에 뒤늦게 찾아오는 생각은 평소에 건강관리 좀 잘해놓을 걸… 따위의 뒤늦은 후회라고나 할까.
그러나 앞당겨 차곡차곡 대비를 해도 또 아무리 고생을 겪었어도 견딜 수 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도 존재합니다.
주장의 터무니없음도 잘 알고 있고 목적이 무엇인지도 선명하게 보이지만, 이 바이러스는 당최 쉽게 면역이 되지 않는데…
그것은 잊을 만하면 창궐하는 모욕의 발언들이었습니다.
"매춘의 일종…한번 해볼래요"
"극우는 테러하는 안중근 같은 사람"
"일제의 강제 침탈론은 거짓"
- 류석춘/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조용히 무시하고 싶지만 상처받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급기야 가장 약한 곳을 파고들어서 누군가를 어김없이 전염시키고 마는 치명적인 전투력.
소녀상에 침을 뱉고 모욕한 청년들도, 또 연구의 결과라는 미명 하에 차마 옮길 수 없는 단어들로 일본군 '위안부'들을 모욕하는 이들도…
그 끈질긴 바이러스에 감염된 우리 사회 가장 약한 고리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어디선가 감염자는 발생하고 있으니…
마치 죽어도 죽지 않는 좀비들마냥 허공을 배회하고 있는 것들로 인한 '피로감'
그 끝없는 재방송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란 있기는 있는 것일까…
돼지를 먹지 않을 수 없다면 조금 더 비용을 들이더라도 깨끗이 키워야 한다는 것이 답이겠지만…
아무리 모욕감을 느끼더라도, 그들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이를 위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대체 얼마일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