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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동안 지켰던 종 떠나…이 시대 '마지막 종지기'

입력 2019-09-19 21:36 수정 2019-09-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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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종소리 요즘은 듣기 쉽지 않죠. 시끄럽다는 민원에 종을 치는 성당이 거의 사라진 데다가, 그나마 들리는 종소리도 미리 녹음한 것이 대부분인데요. 5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직접 종을 쳤던 우리 시대 마지막 종지기도 이번 주를 끝으로 종탑을 떠난다고 합니다.

김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정형/성당 종지기 :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69년도에 왔어요.]

스물 셋 종지기가 어느새 일흔 셋 노인이 됐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뛰어서도 올랐다지만 120개 계단, 5층 높이의 종탑이 이제는 힘에 부칩니다.

[정·오·를·알·립·니·다]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다 정확히 낮12시가 되면 줄을 잡고 기다리던 몸에 힘이 들어갑니다.
  
무거운 종을 움직여 소리를 내려면 밧줄에 거의 매달려야 합니다.

3분 가까이, 3개의 종이 번갈아 울립니다.

[박진홍/주임신부 : 다른 사람이 우리 신학생인가? 종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민원 들어왔어요. 종소리 이상하다고.]

창밖에 어스름이 깔린 오후 7시, 또 한번의 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종소리는 50년 동안 한결같이 도심 곳곳에 다다랐지만, 그 풍경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야트막한 집들이 늘어선 주변이 지금은 촘촘한 아파트촌이 됐습니다.

종을 직접 치는 성당이 거의 사라진 시대, 할아버지는 마지막 종지기였습니다.

50년째 저녁 약속을 잡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미사를 끝으로 종탑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조정형/성당 종지기 : 글쎄 좀 서운하기도 하죠 내 힘들었지만. 이 종 내가 치는 소리가 아니고 이제 자동화로 하니까]

100년이 된 성당, 50년 동안 종을 지켰던 종지기가 떠나면 종소리는 사람 대신 기계식 자동 타종으로 대신합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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