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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흡연자 84%, 담뱃갑 경고그림 효과 없다"?

입력 2019-09-19 21:49 수정 2019-09-1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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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합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 12월부터 '담뱃갑에 인쇄된 경고그림 크기를 확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입법예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입니다.

[기자]

이 정책에 대해서 어제(18일) 국내 한 온라인 흡연 동호회에서 "우리가 조사해보니 흡연자 84%가 별 효과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실제 담뱃갑 경고그림 효과는 어떤지,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복지부가 이번에 무엇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입니까?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됐습니다.

아무리 징그러운 그림도 오래보면 익숙해지니까, 경고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작년에 한번 그림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내년 12월에 또 그림을 바꿀 예정인데, 이 때 그림 크기를 확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경고그림과 문구를 합쳐 담뱃갑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년 12월부터는 그림을 확 키워서 75%, 그러니까 4분의 3 정도를 '경고그림과 문구'로 채우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말한대로 한 흡연 동호회 조사에서 84%가 효과가 없을 거라고 했다는 것이잖아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떻습니까, 정말 효과가 없을 수 있는 것입니까?

[기자]

그 설문조사가 즉 흡연자들의 경험을 통해서 예측을 하는 그 결과만으로는 정책 효과를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더 전문적인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먼저, 경고그림의 효과는 두 가지 입장에서 나눠서 판단해야 합니다.

흡연자에게 미치는 효과, 그리고 비흡연자, 특히 청소년 등에게 미치는 효과입니다.

다시말해 '원래 피우던 사람을 안피우게 만드는 것'과 '원래 안피우던 사람을 계속 안피우게 만드는 것' 이렇게 두 가지 인데요. 

먼저, 흡연자에게 미치는 효과는 어제 나온 흡연자 동호회 자체조사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긴 합니다.

정부는 조사대상을 정해서 매년 국민들의 흡연 행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올해 조사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 때문에 담배를 피우려다가 멈춘 적 있냐'는 질문에 흡연자 269명 중 78.8%가 '없다'고 했습니다. '있다'고 답한 비중은 21.2%였습니다.

이것만 보면, 경고그림 때문에 흡연자들이 직접 담배를 끊게 되는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흡연자들에게 예방효과'는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납니다.

2017년 두 차례 걸쳐서 총 3900여 명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성인의 81.6%, 청소년의 77.5%가 "경고그림을 보고 앞으로도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렇게 경고그림이 비흡연자, 특히 청소년의 흡연 시도를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1990년대부터 연구로 입증이 됐습니다.

이런 까닭에 세계보건기구(WHO)도 경고그림 표시를 "비용대비 효과적인,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WHO 홈페이지 상 통계를 찾아보면 2018년 기준 100개국이 경고그림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효과가 당연히 있는 것이니까 점점 더 많은 나라가 도입하고 있고, 도입한 나라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어떤 나라에서는 아예 담뱃갑 디자인 자체를 다 없애버린 곳도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담배회사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멋진 문구를 쓰거나 화려한 색깔, 글씨체도 화려하게 하고 로고도 예쁘게 만들고 이런 디자인 요소를 쓰는데 이것을 다 없애고 색깔과 글씨체를 다 단순하게 통일한 것입니다.

'무광고 표준 담뱃갑'이라고 하는데, 호주가 가장 먼저 그 방법을 만들어 시행중입니다. 바로 이것이 호주의 담뱃갑인데요. 담뱃갑 대부분이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로 채워져 있고 담배 상표는 아래쪽에 작고 단순하게 적혀 있습니다. 색깔도 어두침침합니다. 흡연자를 대상으로 따로 조사를 해서 가장 혐오감을 느낀다는 '어두운 녹색'으로 포장을 해 놨습니다.

현재 16개 나라가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최초로 이 담뱃갑을 사용하도록 지난주 법을 발효해, 올 12월부터는 이런 무광고 표준 담뱃갑만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2022년에 도입을 하려고 계획 중인데, 이렇게 더 강한 방식을 쓰면 쓸수록 예방뿐만 아니라 피우던 사람도 끊게하는 효과도 더 커진다는 실증 연구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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