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협의회 (오늘)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주택임대차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에 위치해 있는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내 집' 관련 소식에 쏟아지는 관심[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합니다. 정부와 민주당이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 그러니까 세입자가 집 계약이 끝날 때쯤 '계약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세입자의 '주거 안정권'을 보장하는 조치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는 '공산주의 국가냐?' '국면 전환하려고 뜬금없이 내놓은 것 아니냐' 이런 비판까지 나옵니다. 따져보겠습니다.
이 기자, 일단 이런 방안 갑자기 나온 것입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20대 국회 초반인 2016년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총 41건 발의됐습니다.
이 가운데 12건에서 '전월에세 계약갱신청구권'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정치권에서는 주로 민주당 계열이나 진보정당에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보수정당에서도 발의가 된 적 있습니다.
2011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발의안을 보면 계약 기간도 2년이 아니라 3년 단위로 하고, 계약갱신 청구권을 인정하자는 내용이 나옵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더 오래전부터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1990년 YMCA가 세입자 권리 증진 차원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갑자기 나온 내용 아닙니다.
[앵커]
그럼 집주인 권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 계약 끝난 뒤에 내가 내 집 들어가서 살고 싶어도 세입자가 계약 갱신하자고 하면 나가야 된다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입자의 권리를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세부사항이 정해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게 현재 국회에 발의된 안들인데 이번 20대 국회에 발의된 12건을 모두 분석을 해 보니까 11건에서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세입자가 집을 심하게 망가뜨리거나 또 몇 달 이상 임대료를 연체했을 때같이 세입자의 책임이 있을 경우가 있고요.
또 집주인이 집을 재건축하려고 무너뜨려야 될 때가 있고요.
또는 본인이나 가족이 자기 집에 다시 세를 줬던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되는 경우 이럴 때.
그래서 더 이상 집을 빌려줄 수가 없을 때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런 세부사항이 정해질 예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세입자 권리대로 집주인이 따르게 되는 법이다 이렇게 보는 것은 무리입니다.
[앵커]
그럼 집주인 입장에서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내 재산인데 내 마음대로 못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 나올 것 같은데요. 이렇게 입장이 부딪히다 보니 위헌 논란도 따라올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 이슈를 계속 보면 따라오는 논란이 있습니다.
세입자의 안정적인 주거 보장과 권리 강화. 또 집주인의 사유재산권 보장이나 또 계약의 자유. 이 두 측면이 계속 논쟁거리였습니다.
다만 헌법 제34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또 국가는 사회보장, 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자영업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우리 법은 이미 상가 건물의 경우에는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 헌법재판소가 이게 합헌인지를 판단하기도 했는데 이때 방금 말씀드린 이 헌법 제34조를 언급하면서 주택의 경우에는 좀 더 세입자 보호가 인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아까 사회주의 같은 법이다 이렇게 그런 논쟁도 있었는데 정부가 나서서 세입자의 주거안정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사례는 다른 자본주의 나라에도 많습니다.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이렇게 집을 빌려서 사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집주인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2004년도 제17대 국회에서 처음 논의가 시작된 이후에 지금까지 여야가 한 번도 이 이슈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신중하게 다루자 이 정도의 논의 이외에는 진전이 없었는데 오늘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겁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좀 세밀하게 협의를 해서 이게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이가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