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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의 트리플 크라운? 양현종의 평균자책점 1위?

입력 2019-09-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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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블럼의 트리플 크라운? 양현종의 평균자책점 1위?

평균자책점 1위의 얼굴이 3개월 만에 바뀌었다.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의 아성이 무너졌다.

린드블럼은 지난 16일 잠실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경기 전까지 2.15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이 2.36으로 치솟아 이 부문 1위 자리를 KIA 양현종(2.25)에게 내줬다. 7회까지 2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한 이닝을 더 책임지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가 한꺼번에 4점을 준 게 화근이 됐다.

3-2로 앞선 8회 선두 타자 서건창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맞은 뒤 김하성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줬고, 김하성의 2루 도루와 이정후의 볼넷까지 나와 무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박병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제리 샌즈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각각 맞아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3-4으로 뒤진 1사 1·3루서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지만, 두 번째 투수 윤명준이 남은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 들여 자책점이 6점으로 늘었다.

동시에 린드블럼은 지난 6월 27일 삼성전 이후 꾸준히 지켜온 평균자책점 1위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와야 했다. 7회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8회 들어 키움 주자가 한 명씩 홈을 밟을 때마다 평균자책점이 조금씩 올라 결국 양현종에게 추월 당했다.

린드블럼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통과하는 중이다. 이미 20승 고지를 밟아 다승 부문에서는 적수가 없고, 탈삼진 부문에서도 178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까지 세 부문 타이틀을 모두 따낸다면, 2011년 윤석민(KIA) 이후 9년 만이자 KBO 리그 역대 일곱 번째 투수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가능했던 상황이다. 승률(0.870) 부문까지 투수 4관왕 등극도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4월까지 극도로 부진했던 양현종이 5월 이후 무서운 페이스로 추격해왔다. 5월 평균자책점 1.10, 6월 평균자책점 1.69, 7월 평균자책점 1.38, 8월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하면서 날이 갈수록 '괴물 모드'를 회복했다. 이달 들어서도 16일까지 두 경기에서 15이닝을 던져 단 1점만 줬다. 시즌 후반 들어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진 린드블럼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3개월간 계속됐던 '린드블럼 천하'에 균열이 생기고, 이제 오히려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타이틀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 현재 평균자책점 2.25로 린드블럼에 0.11점 앞서 있는 양현종은 17일 광주 NC전 이후 남은 경기에 더 이상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린드블럼은 아직 두산의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다 팀도 11경기를 남겨둬 두 차례 정도 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자력으로 평균자책점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는 셈이지만, 9월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도리어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린드블럼의 트리플 크라운 혹은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왕 등극. 저물어가는 2019 시즌 막바지에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생겼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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