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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지진희 "작품 끝나면 또 기다림의 연속…극복은 내 몫"

입력 2019-09-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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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지진희 "작품 끝나면 또 기다림의 연속…극복은 내 몫"

지진희의 '멜로 눈빛'이 정치 드라마에서도 통했다.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을 맡아 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드라마 '대장금' '봄날' '동이' '애인있어요' '미스티' 등 로맨스물에서 보여준 부드럽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정치드라마를 만나며 이상적인 리더십으로 재탄생했다. 정치 초보에서 진정한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정생존자'는 원작을 뛰어넘은 리메이크였다는 호평 속 막을 내렸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지진희가 많은 사람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연기자로 20년간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이 역할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 최면. 불안감도 있고 작품이 끝난 뒤 찾아오는 기다림은 여전히 힘들지만, 언젠가 찾아올 새로운 도전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배우로서 슬럼프는 없었는지.
"연기자를 하기 전에 슬럼프를 많이, 다양하게 겪었다. 그래서 이 일은, 물론 또 다른 슬럼프가 있고 내 위치에서 또 다른 문제들은 늘 생기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이게 큰 문제일 수 있고 작은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꽤 많이 하게 됐다. 스트레스가 또 생기더라도 그걸 푸는 것도 나의 몫이다. 다행히 아주 큰 슬럼프는 없다고 생각한다. 소위 '떴다'고 할 때, '떴을 때 조심해라' '네가 뜬 만큼 떨어지면 즉사다'고 한다. 그래서 뜬 만큼 나를 계속 눌러서 내 위치가 어딘지 이게 과장된 건 아닌지 생각했다. 떨어져도 찰과상 정도로, 다시 일어날 수 있게끔 노력한다."

-수트핏도 화제가 됐다.
"옛날부터 늘 들었던 이야기다. (웃음) 그건 약속이고 내가 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서는 그것보다 더 신경 쓴 게 있다. 어떤 대통령의 임기 전과 임기 후 비교한 사진을 봤다. 임기 후 많이 나이 든 사진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 그걸 이겨내고 온 사람의 지친 모습을 보며 내가 알 수 없는 과정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걸 표현하려고 촬영 내내 쭉 삭을 뺐다. 그런 고통과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싶었다. 초반에 비해 원래 입던 바지에 주먹이 하나 들어갈 만큼 살이 빠졌다."
[인터뷰②] 지진희 "작품 끝나면 또 기다림의 연속…극복은 내 몫"
-취미가 많기로 유명한데 요즘의 취미는.
"골프다. 근데 이게 아이러니한 게 골프가 잘 안 될 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다섯 시간 정도 숲속을 걷는 것으로 힐링이 되고 스트레스를 푼다. 또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고 성취했을 때의 기쁨이 있다. 됐다 싶을 때 또 절망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과정이나 드라마를 새로 찍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한다면.
"내가 뭘 하고 싶다고 해서 딱 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좋지만, 드라마를 찍고 나면 또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리면서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하고 싶었던 작품에 딴사람이 돼 좌절하고 그런 과정이다.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나의 몫이다.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찾고 준비하는 과정이 또 시작되는데 쉽지 않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런데 그 고통의 끝에는 이번 같은 좋은 역할을 만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스트레스를 이렇게도 풀어보고 저렇게도 풀어보고 여행도 가보고 극복을 해나간다. 그게 길어지면 또 다른 스트레스가 온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새로운 인물이 나오니까 그런 고민이 생긴다. 그 와중에 끝까지 준비해서 또 다른 걸 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 이런 게 슬럼프일 수 있겠지만 최대한 기복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인터뷰②] 지진희 "작품 끝나면 또 기다림의 연속…극복은 내 몫"
-'지정생존자'가 전환점이 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여기서 나의 다른 모습을 보고 또 어울리는 역할에 캐스팅 제안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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