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인터뷰①] 지진희 "나이 들어서도 끝까지 멜로 하고 싶어"

입력 2019-09-15 16:3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인터뷰①] 지진희 "나이 들어서도 끝까지 멜로 하고 싶어"

지진희의 '멜로 눈빛'이 정치 드라마에서도 통했다.

tvN '60일, 지정생존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을 맡아 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드라마 '대장금' '봄날' '동이' '애인있어요' '미스티' 등 로맨스물에서 보여준 부드럽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정치드라마를 만나며 이상적인 리더십으로 재탄생했다. 정치 초보에서 진정한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지정생존자'는 원작을 뛰어넘은 리메이크였다는 호평 속 막을 내렸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지진희가 많은 사람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연기자로 20년간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이 역할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 최면. 불안감도 있고 작품이 끝난 뒤 찾아오는 기다림은 여전히 힘들지만, 언젠가 찾아올 새로운 도전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종영 소감은.
"정치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런데 많은 사랑을 받아 기쁘다. 더욱 기뻤던 것은 연기자들이다. 어쩜 이렇게 캐스팅을 잘했을까 촬영 내내 그 생각을 했다. 촬영 현장에 가는 게 즐거웠다. 그 친구들이 자기 위치에서 자기 배역에서 최선을 다했고 색이 다른 친구들이 잘 어우러져서 좋았다."

-'이 작품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런 마음 없이는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최면이고 집중하게 만드는 에너지다. 신인 때는 불안감이 컸다. 실수도 많이 했다. 지금은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알게 됐다. '이건 나밖에 할 수 없다'는 마음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 고통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먹으면 달라진다. '이건 나만 할 수 있다' '내 역할이다' 이런 마음을 먹으면 시작 자체가 다르다. 촬영장을 가는 순간 즐겁게, 흔들리지 않고 할 수 있다."
[인터뷰①] 지진희 "나이 들어서도 끝까지 멜로 하고 싶어"
-박무진의 유약한 모습이 잘 표현됐는데 애드리브도 있었는지.
"애드리브 같은 건 쉽지 않았다. 또 많이 자제하는 편이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작가님이 고심해서 쓴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게 나에게 불편해서 편하게 옮긴다고 하면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감독님이 표현하려는 것, 작가님이 얘기하려는 것이 우선이다.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다. 또 내가 내 말 한마디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위치다. 내 마음대로 하는 순간 수많은 스태프나 동료들이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면 안 된다. 그분들이 마음대로 펼칠 수 있게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로 멜로를 해서 다른 장르에 갈증도 있었을 듯.
"갈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드라마가 나오고 있어서 기대가 된다. 멜로는 나이가 들어서도 끝까지 갖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유는 각 연령대의 사랑, 연애 얘기가 있다. 그 나이에 맞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 다른 사랑이 생긴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있다. 그 나이에 맞는 멜로는 끊임없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많은 배우가 그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하더라. 근데 많지는 않아서 안타까움이 있다. 그 나이에 맞는 멜로, 사랑 이야기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그런 다양성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터뷰①] 지진희 "나이 들어서도 끝까지 멜로 하고 싶어"
-장르물을 해보니 어떤지.
"재밌었다. 그리고 촬영 현장이 너무 좋아졌다. 예전과 비교하면 카메라도 달라지고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전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옛날에는 대본이 늦게 나왔는데 지금은 대본이 쫙 나와 있고 쭉쭉 찍어나간다. 미리미리 준비해놓지 않으면 현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게 된다. 또 촬영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더 준비를 해야 하고 도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즐거움도 생겼지만 그만큼 준비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주는 현장이 됐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