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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어? 2라운드 지명?" 물음표를 지운 김지찬의 '작은 야구'

입력 2019-09-10 06:02 수정 2019-09-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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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타율 0.528 맹타를 휘두른 김지찬. 연합뉴스 제공

'작은 거인' 김지찬(18·삼성 입단 예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지찬은 8일 막을 내린 제29회 WBSC 기장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히트 상품이다. 대표팀이 치른 9경기에서 타율 0.528(36타수 19안타) 10도루를 기록했다. 이성열 감독이 믿고 내는 주전 2루수였다. 그 결과 타격상·도루상·수비상 등 개인 타이틀 3개를 차지하며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 감독은 3위로 대회를 마친 뒤 김지찬에 대해 "우리 팀 최우수선수(MVP)다. 우리 야구의 절반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김지찬은 지난달 26일 열린 2020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삼성 지명을 받았다. 고교 내야수 중에선 박민(야탑고·KIA) 전의산(경남고·SK) 이주형(경남고·LG)에 이어 네 번째였다. 전의산의 주 포지션이 포수라는 걸 고려하면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런데 지명 후 '얼리 픽'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A구단 스카우트는 "김지찬이 잘하긴 해도 예상보다 이름이 너무 빨리 불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은 내야에 이학주·김상수·김성훈·박계범·이성규 등 자원이 차고 넘친다. 제대를 앞둔 강한울까지 생각하면 신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다. 특히 거포가 필요한 팀 사정과 달리 김지찬은 키가 163cm에 불과하다. 교타자에 가깝다. 김지찬도 "생각보다 빨리 뽑혀서 의외였다. 5라운드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찬이 3일 열린 제29회 WBSC 기장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 예선라운드 A조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도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고교 리그 최고의 '주력'이다. '출루하면 3루까지 도루를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들을 정도다. 올해 고교리그에서 거둔 성적이 타율 0.476(63타수 30안타) 2홈런 28도루. 탄탄한 내야 수비까지 더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신체조건이다. 올해 KBO 리그 최단신 선수인 김선빈(KIA)보다 1cm가 더 작다. 김지찬은 "야구를 하면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지명을 앞두고서는 걱정이 되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야구를 하고 (작은 키 때문에) 후회하진 않았다.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천시 리틀야구단 출신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뒤 계속 앞만 보고 달리는 중이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가치를 확인한 김지찬의 다음 목표는 이제 프로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휘젓고 다니는 상상을 한다. 그는 "롤모델은 서건창(키움) 선배다.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다"며 "서건창 선배가 야구 경기를 하는 모습을 전체적으로 닮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금부터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에 가서 힘이 밀리지 않으려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키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한 김지찬. 새로운 출발선에 선 그의 '작은 야구'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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