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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션] 욕설에 위협까지…고속도로 위 목숨 맡긴 노동자들

입력 2019-08-24 21:26 수정 2019-08-2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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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서 보수작업을 하는 현장이 나타나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이 잘 안지켜져서 많은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속도를 줄이기는 커녕, 욕설을 하거나 일부러 위협을 하는 운전자도 있다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요청을 직접 확인하는 뉴스미션. 고속도로 작업 현장을 강현석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경부고속도로 동탄분기점 (지난 3월 28일)

작업차량을 들이받은 고속버스가 그대로 도로 밖으로 튕겨 나갑니다.

도랑에 처박힌 버스, 이 사고로 12명이 다쳤습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마곡터널 부근 (지난 4월 3일)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차량이 그대로 작업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결국 30대 운전자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부근

방음벽 공사장 옆으로 쉴 새 없이 차량이 지나갑니다.

옆에 있기만 해도 바람을 견디기 힘들 정도입니다.

[어우…트럭 지나가니까 장난 아닌데? 아…장난 아니다. 겁난다.]

[이경인/현장소장 : 대형 차량들이 지나갈 때 흡입되는 바람이 굉장히 강해서 몸이 흔들릴 경우도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작업 구간 2km 앞에는 이런 경고 문구가 있습니다.

이런 경고를 봤으면 보통 차선을 일찌감치 바꾸거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정상이죠.

실제로는 어떨까요?

[(바로 앞까지 와서 그냥 트네요?) 사고 위험이 대단히 높잖아요. 승용차도 지금 들어가지도 못 해서 엄청 위험하거든요.]

작업구간에서는 시속 60km까지 속도를 줄여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단속 대상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지키지 않습니다.

작업 경고를 보지 못하는 운전자도 많습니다.

[목혜란/한국도로공사 교통처 차장 : 풍경처럼 스쳐 지나가듯이, 가로등이 몇 개고 나무가 몇 개인지 세지 않듯이 인지를 못 하고 지나가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작업장 사고는 치명적입니다.

6년 반 동안 사고는 모두 171건, 사망자는 57명입니다.

치사율 33%로 전체 고속도로 사고 평균의 3배가 넘습니다.

작업으로 정체가 생기다 보니 욕을 하거나 위협을 하며 지나가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김정남/한국도로공사 대전지사 : 일부러 (라바콘을) 치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지나가면서 욕을 한다든가
야간에 하지 주간에 공사를 하느냐.]

고속도로 콜센터에도 욕설이 쏟아집니다.

[실제 민원 음성 : 중부내륙도로 괴산 방향으로…대답 안 합니까 대답? XX X 같은 것들, 아니 차선을 갖다 막아가지고…공사는 무슨 XX 공사하고 있는데? XX, X 같은 소리하고 앉아 있네. (죄송하지만 고객님 욕은 하지 마시고요.) 아 XX 내가 언제 욕했는데?]

[김문주/상담사 : 길이 막혔으니 난 통행요금을 낼 수 없다… '상담사 김문주, 너를 오늘 하루 괴롭게 해주겠다'라고 하시면서…]

지난달 콜센터 접수 민원 가운데 12.7%는 공사로 인한 정체 불만인데,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상담 시간도 더 깁니다.

민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작업은 보시는 것처럼 야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원은 줄어들겠지만, 그만큼 사고 위험은 더 커집니다

▷중부고속도로 하남 나들목

[이허순/공사담당 부장 : 고속주행을 하다가 졸았는지, 핸들을 틀어가지고 작업장 내로 화물차가… 쓰레기 던지는 분들도 있고, 동전 던지는 분들도 있고…]

[곽진석/작업기능공 : 화물차 같은 경우는 스피커가 있어요. 핸드 스피커. 그걸로 욕하면서 가는 차도 있고 그래. '바쁜데 길 막고 일하느냐'…]

실제로 취재진이 야간 촬영을 검토했던 곳에서는 그날 새벽 작업장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고속도로 공사라는 것도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작업입니다.

그 잠깐의 불편을 참을 만큼의 여유와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요?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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