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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뉴스] 지소미아…'종료냐 파기냐' 엇갈린 표현

입력 2019-08-24 22:04 수정 2019-08-2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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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하인드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최재원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볼까요?

# 종료냐 파기냐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 종료냐 파기냐 > 로 정했습니다.

[앵커]

키워드만 봐도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겠군요. 지소미아 이야기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제가 앞으로 지소미아라고 부르겠습니다.

우선 지소미아에 대해서 정치권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비교해서 준비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지소미아 종료는 사실상 일본이 먼저 결정한 것입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는 것, 이것은 오로지 국익은 관심이 없고…]

[앵커]

그러니까 한쪽은 지소미아 종료라고 하고 한쪽은 지소미아 파기라고 하는 것이군요. 

[기자]

서로 다르게 표현을 하고 있죠. 

청와대의 입장은 파기가 아니라 종료라는 것입니다.

지소미아 같은 경우에는 매년 갱신이 되는 것이고 올해 역시도 종료 시점이 있는데 그 시점에 맞춰서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기가 아니라 종료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냥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만의 그냥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파기로 하느냐 이야기하느냐, 종료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이 상황 자체가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보시는 분들은 이미 좀 눈치를 채셨겠지만 사전적인 의미를 좀 살펴보면 이해가 좀 더 빠르실 것 같습니다.

종료 같은 경우에는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끝남을 의미하고 파기는 계약, 조약, 약속 따위를 깨뜨려 버림으로 좀 이해할 수 있는데 그래서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특히나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어느 쪽에 책임이 있느냐의 문제도 갈리게 되는 것입니다.

파기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깬 것처럼 들리게 되고요.

또 종료라는 표현을 쓰면 일본이 먼저 신뢰를 깼기 때문에 더 이상 협정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 지소미아 끝나는 시점에 그대로 협정을 종료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어떤 표현을 쓰느냐도 정해질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자 신문을 보면 종료라고 표현을 한 언론들도 있었지만 파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언론들도 있습니다.

또 일부 언론사는 내부적으로 좀 통일이 안 됐는지 어떤 기사는 종료로 쓰고 또 어떤 기사는 파기로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일본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를 하는지 좀 보시면 어제자 일본 신문들의 일면 기사입니다.

일제히 지소미아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저렇게 파기라는 표현을 제목에 쓰고 있습니다.

일본 매체들 보도와는 달리 고노 다로 외무성 같은 경우에는 공식석상에서 종료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것도 직접 들어보시죠.

[고노 다로/일본 외무상 : 이번에 한국 정부가 본 협정의 종료를 결정한 것은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인한 대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외무상도 공식석상에서는 종료라는 표현을 썼고요.

좀 다른 나라 반응도 살펴봤습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같은 경우에는 갱신을 보류했다라는 표현을 썼고요.

또 CNN·로이터·타임스·BBC 같은 외국의 유력 언론들 같은 경우에는 end(종료), cancel(취소),terminated(파기) 이런 서로 다른 표현들을 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종료와 파기. 그렇게 둘만 봤을 때는 구분이 명확한데 영어로 봤을 때는 좀 헷갈리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JTBC는 종료라는 표현을 쓰고 있죠. 다음 키워드 볼까요?

# 둘 다 배수진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둘 다 배수진 > 으로 정했습니다.

[앵커]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 그만큼 결사의 각오로 임한다는 뜻인데 우선 어제와 오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당 대표의 발언을 준비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촛불혁명 전에 만들어진 국회가 문재인 정부의 손발을 묶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강력한 우군이 필요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오늘) : 자유 우파의 통합을 위해서 저를 내려놓겠습니다.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습니다.] 

[앵커]

두 당 대표의 이야기가 둘 다 비장하게 들립니다.

[기자]

이 두 당 대표 발언을 좀 들어보면 민주당, 한국당 모두 최근 불거진 조국 후보자 문제를 놓고 배수진을 쳤다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민주당 의원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사진을 보고 계신데, 이 자리에서는 이번에 밀리면 내년 총선에서도 밀리고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된다 이런 발언이 나왔다고 하고 또 물론 민주당 안에서도 민심 이탈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있고 조 후보자를 어느 순간에는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라는 발언도 나오고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더 밀려서는 안 된다, 당 차원에서 지켜야 한다라는 분위기인 것이고 이해찬 대표가 직접 의원들을 다독이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 사진 같은 경우에는 민주당의 사진이고 키워드에서는 < 둘 다 배수진 > 이라고 했잖아요. 한국당 역시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조금 전에 황 대표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기도 했지만 오늘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조국 후보자 비판에 집중을 했습니다.

황 대표 같은 경우에는 최근 들어서 당 지지율이 취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 또 한 가지는 방법이 없으니 또 밖으로 나가고 있다 이런 지적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좀 리더십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요.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데 홍준표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조국 후보자를 사퇴시킬 수 있는지를 좀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나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게 당을 위해서 좋다"고까지 공개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한국당 역시도 이 문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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