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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치닫는 한·일 관계…한·미 동맹도 후폭풍 오나

입력 2019-08-23 18:0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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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청와대가 어제(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종료 결정을 담은 문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고, 청와대는 한 차례 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어제 결정 이후 즉각 반발했고, 미국도 여러차례 우려의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오늘 박 반장 발제에서는 지소미아 종료 이후 이어지는 한·미·일 외교안보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7월 1일  일본, 반도체 핵심소재 3종 '한국 수출규제'
7월 18일 여야 5당 대표와 회담

[정의용/국가안보실장 :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

8월 2일 일본,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김현종/청와대 국가안보실2차장 (8월 2일) :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정경두/국방부 장관 (8월 5일) : (지소미아는) 일단은 연장하는 것으로 정부에서 검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일본에서 우리와 신뢰가 결여된…]

8월 9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방한
"지소미아 종료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대일 유화 메시지'

그러나

입장 차이만 계속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

8월 22일

[김유근/청와대 국가안보실1차장 (8월 22일) :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하였으며, 협정에 따라 연장 통보 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입니다.]

어제 오후 이뤄진 청와대의 전격적인 '지소미아 종료' 발표. 어제 저희 정치부회의에서도 평소보다 더 오래 진행하면서 다정회 가족들과 함께 브리핑을 지켜봤는데요. NHK 등 일본 언론도 발표에 맞춰 정규 방송을 끊고 속보를 내보냈고요.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도 앞다퉈 속보를 전했습니다. 발표 세시간 뒤인 어젯밤 9시쯤엔 고노 다로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대사를 초치했습니다. 강한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이례적으로 한밤중에 부른 것입니다.

이후로도, 어제 밤새, 그리고 오늘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상황은 굉장히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외교, 국방 수장끼리 급하게 통화를 하고, 정부 고위 인사의 발언이 시시각각 쏟아졌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오후 다시 한번 종료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김현종/국가안보실 2차장 : 우리는 일 측과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열려있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일본 측의 대응은 단순한 거부를 넘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까지 훼손할 정도의 무시로 일관했고, 외교적 결례를 범했습니다.]

김 차장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예로 들었는데요. 경축사 발표 전에 우리 정부가 일본에 대화 의지를 담은 축사 내용을 미리 알려주기까지 했는데 '고맙다'는 말도 없었다고 했고요. 또 미국이 중재안으로 제시한 현상 동결 방안, 이른바 '스탠드 스틸 합의'도 우리는 환영했지만 일본은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반박했습니다.

[김현종/국가안보실 2차장 : 미 측과는 수시로 소통하였으며, 특히 양국 NSC 간에는 매우 긴밀하게 협의를 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 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 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청와대는 어제도 일본과 대화로 풀기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 (음성대역) : 지난달까지도 지소미아 유지 의견이 정부 안에서 다수였다. 하지만 일본은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매우 의미 있는 대화 시그널을 보내도 일본은 반응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 7월 대일 특사 파견, 이달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부터 베이징에서 있었던 한·일 외교장관 회담까지 기회가 될 때마다 "대화하자"고 했는데 소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오후 3시 반쯤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외교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하는 외교 서한을 받기 위해서인데요.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어젯밤까지 마찬가지로 묵묵부답이었던 아베 총리 밤새 생각을 가다듬었는지, 오늘 오전 관저 앞에서는 우리 정부를 향해 "신뢰를 회복하고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습니다. 신뢰를 먼저 깬 것이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아베 신조/일본 총리 :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에 위반하는 등 국가와 국가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이 유감스럽게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 반발이야 예상했다지만, 미국 반응 생각보다 더 부정적입니다. 애초에 지소미아를 맺을 때부터 미국이 적극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리정부의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발표 직후 '한·일간 이견 없애고 협력하기 바란다' 정도로만 입장을 밝혔던 미국 국방부도 몇 시간 뒤 '아 이정도로는 부족하겠다' 싶었는지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수위를 확 끌어올렸습니다.

이후에는 한·미 외교, 국방 장관끼리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강경화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강 장관은 한·미 동맹과 지소미아 종료는 "별개"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현지시간 22일) : 우리는 한국이 정보 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습니다. 우리는 두 나라가 각각 관계를 정확히 올바른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길 희망합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어제) :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 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고 한·미 동맹은 끊임없이 공조를 강화하면서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그런 논의도 함께 있었다는 얘기고, 또 그런 부분을 통해서 각계 미국 측, 상대측에 지금 소통을 하는 그런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통화 분위기도 비슷했습니다. 정 장관은 "일본이 무성의하게 나온 부분에 따라 불가피하게 결정했다"고 말했고, 에스퍼 장관은 "정보 제한이 생길 수 있어 우려된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미국 측의 불편한 분위기는 오늘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의 출국길에서도 느껴졌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하루 더 머물러 총 3박 4일동안 한국에 있었던 비건 대표, 어제 김현종 안보실 2차장과 만나서는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먼저 꺼내기도 했는데요. 결국 지소미아가 종료 결정이 나오자 극히 말을 아꼈습니다. 경호도 평소보다 삼엄했는데요, 지소미아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소미아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씀하셨나요? 지소미아 관련 메시지를 받았습니까? 지소미아에 대해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지소미아에 대해 이해한다고 하셨나요?]

마지막으로 국내 반응도 짚어보겠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되자마자, 강기정 정무수석, 청와대 입장을 설명하러 국회로 향했죠. 정치권 반응 크게 엇갈렸습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국익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환영했고, 반면 야권에선 거센 반발과 함께 '조국 논란에 대한 물타기용'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매우 우려됩니다. 지금 조국 정국으로 어지러운 정국과도 이것이 무관하지 않지 않느냐 하는 그런 의심도 들기도 합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기승전결 안보, 기승전결 조국. 이런 식으로 이끌어가는 그런 자세가 문제고. 이게 마치 한·일 관계가 뭐 굉장히 악화되는 것처럼. 악화를 시킨 원인과 당사자는 고려치 않고 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우리를 향해서 비난하는 정말 신친일파 같은 그런 행위는 그만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지소미아 종료로 '강 대 강' 치닫는 한·일 관계…한·미 동맹도 후폭풍 오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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