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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리도 일본 천황이라 부르는 게 원칙"? 따져보니

입력 2019-08-21 21:32 수정 2019-08-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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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21일) 아침 박지원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도 일본 천황이라고 부르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이 오는 10월,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면 한·일 관계 회복에 도움될 것이다, 이렇게 박 의원이 전망을 하면서 나온 발언인데, '천황'이라고 부르는 것이 진짜 원칙이 맞냐 말들이 많았습니다.

[앵]

따져봤잖아요. 어떤가요? 원칙입니까?

[기자]

네, 따져봤는데 외교상으로는 맞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일왕을 부를 때 '천황'이라는 호칭을 써왔습니다.

지난 5월 9일, 문 대통령이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을 할 때 "일본 새 '천황'의 즉위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그에 앞서서 나루히토 일왕에게 보낸 즉위 축전에도 '천황'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천황이 정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호칭"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저희가 대통령 기록물이나 과거 언론보도를 쭉 확인해보니까 정권과 상관없이 역대 대통령은 공식 외교 상황에서 "천황" 또는 "천황폐하" 이런 표현까지 쓴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김대중 정부 때입니다.

1998년 9월 박지원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천황은 일본 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이라며 있는 그대로 호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앵커]

정부가 외교상 천황 호칭을 원칙으로 정한 것은 맞다고 쳐도 국민들이 사실 그동안 그렇게 써 오지는 않았잖아요.

[기자]

1945년 광복 이후에 국내 언론이 일왕에 대해서 쓴 호칭은 이렇게나 다양합니다.

천황이라는 표현도 썼지만 그 외에도 일왕 또 왜왕 또 왜황, 일본 임금 또 '소위 천황' 이렇게 다양하게 쓰였는데요.

일본 임금이나 '소위 천황' 이런 표현은 일제강점기를 막 벗어난 시기였고 또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당시만 해도 일왕이 전범재판에 넘겨질 것이라는 이런 전망도 나왔던 터라서 좀 조롱투로 표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수십 년간은 호칭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일본의 표현대로 대개 천황을 썼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 1월 히로히토 일왕이 숨을 거두면서 국내에서 보도량이 늘어났습니다.

또 그와 함께 천황이라는 호칭 대신 일왕을 언론에서 많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일왕이 끝내 전쟁 책임을 지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는 국내의 평가가 나오면서 천황이라는 표현 대신 일왕 이것을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참고로 논문, 학술지 또 단행본 같은 이런 학술자료에서는 좀 다른 양상입니다.

2016년에 있었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천황이라고 쓴 비중이 80%가 넘습니다, 가장 많습니다.

학문적으로 천황제 같은 일본의 어떤 정치나 역사를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목적에서는 있는 그대로 용어를 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은 천황 하면 아무래도 과거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 역사 그리고 지금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지금의 아베 정권이 떠오르지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기자]

아베 정권 그리고 집권 자민당은 지금 평화헌법을 고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냐면 지금은 국가 상징 수준인 천황을 헌법상 국가원수로 명시하려는 것입니다.

과거 패전 후에 상징적인 존재로만 남은 천황을 다시 국가원수로 돌려놓으려는 것을 과거 군국주의를 부활하려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일본 정권이 이렇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우리 국민들이 천황이라는 호칭을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는 계속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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