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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는 것 대신 기념비 옆 '단죄문'…달라진 친일청산 움직임

입력 2019-08-15 21:04 수정 2019-08-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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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일파가 쓰고 친일파가 세운 친일파 기념물이 전국에 200개가 넘습니다. 예전 같으면 오물을 던지거나 깨부수는 것이 먼저였겠지만 최근에는 좀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들의 친일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유관순 열사 집터에서 옮겨온 감나무와 윤봉길 의사의 고향에서 가져온 은행나무.

독립운동 중심지인 충남 천안 광복의 동산입니다.

광복의 동산에는 이렇게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나무와 기념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음악가 홍난파를 기린다며 설치해놓은 기념비인데, 여기에만 특이하게 표지판이 하나 더 설치돼있습니다.

홍난파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단죄문입니다.

'봉선화'와 '고향의 봄'을 만든 홍난파는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정됐습니다.

기념비에는 "나라 잃은 설움을 노래로 달래주고 겨레에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적혀 있습니다.

반면 단죄문에는 "일본 제국의 신민으로 본분을 다하겠다"는 논문을 쓰고 일왕을 기리는 음악을 만들었다고 나옵니다.

전북 도지사 격인 도정관을 지낸 이두황의 묘.

비석 높이만 2m에 달합니다.

단죄문에는 그가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동학농민군을 토벌한 자로 적혀 있습니다.

이런 단죄비가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7년 전.

그런데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친일 기념물 65곳에 단죄문 설립에 착수했고, 경기도와 충청남도도 사전 조사에 들어가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김순흥/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 역사의 기록물을 없애는 건 굉장히 신중해야 해요. 살아있는 역사 교재가 되는 거죠. (없애면) 사진으로밖에 안 남잖아요.]

얼마전 국립국악원도 작곡가 김기수와 가야금 명인 함화진 흉상에 친일 행적을 추가했습니다.

반면, 서울과 대전 현충원에 묻힌 친일파 11명에 대해 정부는 단죄비 설립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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