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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그림자… 내가 돌아왔다…'

입력 2019-08-15 22:01 수정 2019-08-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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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학식이 뛰어난 어느 학자는 낯선 땅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는 기이한 일을 겪으며 자신의 그림자를 잃어버리게 되었는데… 

"그림자를 잃어버렸잖아! 이것 참 신경 쓰이는군"
- 안데르센 < 그림자 >

주인은 이내 자신의 그림자를 잊었지만…

문제는 혼자서 긴 여행을 마친 그림자가 다시 돌아온 이후부터 시작됐습니다.   

"아, 당신이 나를 알아봐 주기를 바랐는데…내가 다시 돌아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거군요."
- 안데르센 < 그림자 >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능력과 권세를 과시하던 그림자는 아예 그림자가 아닌 주인이 되고자 했고…

"내 궁전에 살면서…모두가 자네를 그림자라고 불러도 가만히 있어야 해…자네가 인간이라는 사실도 절대 겁 없이 말해서는 안 돼"
- 안데르센 < 그림자 >

급기야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과거의 주인 즉, 학자를 살해하고 만다는 비극적인 결말…

안데르센의 동화 같지 않은 동화 '그림자'의 줄거리였습니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3년 전에 안데르센 문학상을 받게 된 그는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이 '그림자'라는 작품을 끄집어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림자가 있듯, 사회와 국가에도 모두 그들만의 어두운, 피하고만 싶은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모든 사람에게 그림자가 있듯, 사회와 국가에도 모두 그들만의 어두운, 피하고만 싶은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것…

"밝고 빛이 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반드시 어두운 부분이 있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밝고 빛이 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반드시 어두운 부분'이 존재하며,

"그림자를 수반하지 않은 빛은 진정한 빛이 아닙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그림자를 수반하지 않은 빛은 진정한 빛이 아님을' 강조했지요.  

"아무리 역사를 다시 써서 우리에 맞게 수정하려 해도 종국에는 우리 스스로 상처 입고 가슴 아파하는 일이 생길 것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그것은 작가 자신은 물론이고 수많은 독자들을 향한 조언이자 국가와 권력을 향한 충고이기도 했습니다.

오늘(15일)은 우리에게는 광복일이자 누군가에게는 종전일 혹은 패전일로 기억됩니다.

그들은 전쟁과 식민지배라는 자신들의 그림자를 부정하고 싶어 하지만…

부정하면 할수록 그림자는 더욱 커지며 자신들의 빛도 기운을 잃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그들의 수장은 또다시 자신의 그림자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대체 언제까지 그 그림자를 돌아봐야 하느냐고 외치고 있지요.

안데르센의 작품 '그림자'의 주인도 어둠으로 가득한 자신의 그림자를 지워버린 채 잊고서 살아가고자 했습니다.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었을 것이나… 

저 혼자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그 어두운 그림자는 어느 순간 주인에게 돌아와 문을 두드리며 속삭입니다.

"내가 돌아왔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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