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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담뱃갑 위 북한군 '포로의 삶'…전향 갈등도 엿보여

입력 2019-08-13 21:10

북한군 포로 작품인 듯한 글·그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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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포로 작품인 듯한 글·그림 공개


[앵커]

담뱃갑에 꼭꼭 눌러적은 글, 배급식량 상표에 그린 그림. 이런 것들은 한국전쟁 중 포로로 붙잡혀 거제도에 수용됐던 북한 군인들이 남긴 것들입니다. 미군을 비판하기도 하고 전향하려는 동료들을 향한 경고도 담겨있기도 한데, 그 수용소 안에서 포로들이 정말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무엇이었을까요.

김나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거제도 포로수용소는 또다른 세상이었습니다.

17만 명 넘는 전쟁 포로들이 사상 논쟁을 벌이며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어우러졌습니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북한군 포로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글과 그림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유엔군이 지급한 담뱃갑을 모아 붙여 만든 신문은 혁명을 찬양하는 문구로 가득합니다.

'변절자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그림 소설에서는 당시 북한군 포로들이 전향을 놓고 갈등했던 상황도 엿볼 수 있습니다.

"내게는 사상도, 인민도, 조국도 없다. 덮어놓고 살고 보자"라고 말하는 포로들을 향한 날선 경고가 담겨있습니다.

배급 식량에 붙은 상표 뒷면에 스케치한 포로들의 모습은 수준급입니다.

영어로 미군을 비판하는 편지도 남았습니다.

북한군 포로들의 글과 그림은 고문서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희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과 그림을 남긴 포로들은 어디로 갔을까.

이들의 흔적은 당시 수용소의 유엔감독관으로 와 있던 미국의 스콜 소령이 압수해 보관하다가 후손들을 통해 오스트리아를 거쳐 다시 미국,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글과 그림은 전시된 뒤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만납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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