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사실상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는 말도 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아직까지 협상이 개시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방위비 인상에 대한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을 연결합니다.
임종주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방위비 인상 주장,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시각으로 어젯밤(7일) 주말 총기사건 현장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서 방위비 분담금에 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한국이 미국에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한국에는 미군 3만 2천명이 주둔하고 있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82년 동안 한국울 도와왔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매우 불공평하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82년이라는 햇수가 나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방위비 인상 주장을 트윗을 통해 폈죠?
[기자]
기자들과 만나기 몇시간 전 트윗을 통해 "한국이 매우 부자 나라"라면서, "북한으로부터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협상이 시작됐다는 말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입장은 다르지 않습니까?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볼턴 보좌관이 지난달 하순 방한했을 때 이 문제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협상은 아직 시작 전이라는 입장입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3월에 올해분 분담금 1조 389억 원, 기간은 1년으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인상률은 8.2%, 금액으로는 787억 원이 인상됐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협상이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대폭 인상이 결정된 것처럼 말한 것입니다. 어쨌든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겠어요.
[기자]
대폭 증액을 마치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내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방한에 앞서 압박을 예고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구체적인 증액 요구가 제시될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와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문제 등 부담스러운 현안들이 에스퍼 장관 방한 때 함께 거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