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 부당성을 알리고 한·미·일 안보 협력에 미칠 문제점들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다녀왔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어제(14일) 귀국했습니다. 김 차장은 "미국에 직접 중재를 요청한 바는 없으며 미국 측이 우리 입장에 공감해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을 연결합니다.
임종주 특파원, 김현종 2차장의 워싱턴 방문 이후 미국의 반응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쪽 반응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우리 측 문제 제기에 공감했다"는 것입니다.
김현종 차장과 외교부 윤강현 경제외교 조정관, 또 김희상 양자경제 외교국장 등이 만난 인사는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공개된 고위급만 10명 가까이 됩니다.
나흘 동안 일본 조치의 부당성과 한·미·일 안보 협력 구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 것은 일정 부분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일 당사자끼리 먼저 풀어야 한다는 미국 입장이 달라졌다는 구체적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자, 그렇다면 미국의 속마음은 현재 무엇일까요?
[기자]
취재진이 백악관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하려 했지만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곳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전략적 입장에서 볼 때, 지금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두 나라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고, 다른 분야에서 한·일, 한·미·일 협력을 장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JTBC에 보내왔습니다.
당장 한·일 간 대화와 협력을 촉구하는 것 외에 미국의 역할이 없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뜻입니까?
[기자]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미 국무부의 태도 변화가 있었다는 게 김현종 차장의 설명입니다.
사흘 전 오르태거스 대변인은 "한미일 3국 관계의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며 한 발 진전된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김 차장은 귀국길에 오르면서 "미국 이란 갈등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을 먼저 거론하며 한미일 공조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에 득이 될 게 없다는 점을 충분히 설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으며 "미국이 국가로서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앵커]
임종주 특파원, 비핵화를 위한 북·미 실무 협상과 관련해서는 김현종 차장이 뭐라고 답했는지요?
[기자]
김 차장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 여부에는 "아직 북측 답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이 따로 대화할 필요가 없다는 북한 매체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판문점 회동 때 우리의 노력을 충분히 설명했고, 북측도 우리 노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자, 그리고 오늘 새벽에 새롭게 들어온 소식들을 보면 북한 핵 동결이 다음 단계로 타당하다는 전 CIA 국장 대행의 주장이 있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마이클 모렐 전 미 중앙정보국 국장대행이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요약하면 비핵화 협상을 위한 중간단계로 핵동결이 타당하고, 그 대가로 개성공단 재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동결이 협상의 최종 상태는 될 수 없다면서 신고와 사찰을 필수 조건으로 언급했습니다.
동결이 이행되지 않으면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는, 스냅백 조건도 제시했습니다.
미 국무부가 핵동결이 비핵화의 시작이라는 이른바 '핵동결 입구론'을 공식화한 이후 나온 전직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이어서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