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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야구계 번지는 '유소년 야구 약물 파문'

입력 2019-07-04 19:06 수정 2019-07-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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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아마 40대 이상 중장년층들은 1988년 서울올림픽때 벤존슨과 칼 루이스의 세기의 대결 기억하실 것입니다. 당시 벤존슨이 9.79초라는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결국 금지약물 복용으로 메달을 박탈당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복용했던 약물은 스타노조롤이라는 것인데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약입니다. 그런데 이 약을 복용하면 근육량이 늘어나고 체력이 강해진다고 하면서 일부 선수들이 무분별하게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심각합니다. 뼈의 성장판을 닫히게 만들고 심근경색, 뇌졸중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이여상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에게 이 약물을 투입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대가로 억대의 돈까지 챙겼습니다.

[조지훈/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수사관 (어제) : '미국에 있는 교수님이 보내주는 약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피지컬이 좋아야 한다'라는 식으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권유했다는 진술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습비 명목으로 무허가 스테로이드 제제와 각종 호르몬을 직접 학생들에게 주사 투여하였고 1회당 300만원을 받고 약 1년간 1억6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이여상 씨는 현재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데요. 그는 이 약물을 보디빌더에게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보디빌더계에서는 이같은 약물사용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합니다. 보디빌더들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폭로했던 김동현 씨, 약물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했습니다.

[김동현/보디빌더 겸 트레이너 (CBS 김현정의 뉴스쇼/2월 15일) : 일단은 성 기능에 장애가 이제 오죠. 발기부전. 제가 주사를 하루에 하도 많이 하다 보니까 엉덩이가 괴사가 된 부분도 있었고요. (의사는) 뭐 죽는다고 빨리 끊으라고 모든 걸 중단하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죠.]

불똥은 프로야구계로 튀었는데요. 올해 프로에 입단한 롯데 고승민 선수와 두산 송승환 선수도 이여상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두산과 롯데 구단측은 "해당 선수들이 레슨은 받았지만 약물을 권유받았거나 투약받은 일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KBO는 앞으로 지명받은 선수들도 도핑테스트를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KBO가 약물 관련 징계를 미약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나왔어도 10경기 출장 경기에 그쳤고 2015년 한화 이글스 최진행이 30경기 출장정지를 받았는데요. 2016년 이후에야 전체경기의 50% 출장정지로 바뀌었습니다.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의회도 오늘(4일) 성명을 냈는데요.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KBO와 관련당국의 노력도 촉구했습니다.

[이순철/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회장 (정치부회의와 통화) : 문체부하고 얘기를 해서 신고제라도 해서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하자, 승부조작하고 이런 선수들은 지금 다 영구 제명을 시켰는데 약물에 대해선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라도 금지 약물을 투여하고 한다고 한다면 영구 제명시키는 것이 저는 맞다고 봅니다.]

이번 사건이 더 충격이었던 것은 선수를 지켜줘야 할 지도자가 오히려 약물 복용을 권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면에 약물에 관대했던 풍토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고 약물 관련 징계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철저하게 검사하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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