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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여름마다 180톤 쓰레기…부산 바닷가 공원의 '민낯'

입력 2019-07-02 08:18 수정 2019-07-0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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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최대의 쓰레기장이라는 오명이 붙은 곳이 있습니다. 어디 쓰레기장 얘기가 아니고요. 부산 민락수변공원 얘기입니다.

밀착카메라로 정원석 기자가 그 모습 담았습니다.

[기자]

지난 금요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아직 해수욕장 개장 전이지만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들이 바닷가를 거닙니다.

저녁 무렵 거리에는 버스킹 공연이 시작됩니다.

해운대는 사전에 신청을 한 경우에 한해 지정된 장소에서 밤 10시까지만 공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가받지 않고 공연에 나섰다가 단속되기도 합니다.

[단속반 : 자리 자체가 저기 올라와선 안 돼요. 이게 통행에 지장이… 밤늦게 여기 거주민들하고 호텔 쪽에서 민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바닷가에서는 쉴 새 없이 폭죽이 터집니다.

폭죽을 터뜨리지 말라는 현수막을 걸고 안내방송을 해도 소용없습니다.

[해수욕장 및 해안도로에서는 폭죽 및 불꽃놀이가 금지돼 있습니다. 적발되면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

해수욕장 안에 백사장 내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것은 엄연히 금지가 되어 있지만 이렇게 아랑곳하지 않고 폭죽을 터뜨리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폭죽이 계속 터지면서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는데요.

단속 현장에서는 화약류 사용이 금지됐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폭죽 단속원 : (뭐라고요? 진작 말하셔야죠. 그러면 폭죽을 팔지를 말아야지.) 경고를 드리러 온 거예요, 제가. 죄송한데 신분증 좀 주시겠어요?]

[정인혜/부산 남구 : 일단 애기들 키우고 있으니까, 애들도 신기해서 호기심에 가서 막 보고 할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까…]

어떤 상인들은 파는 데만 몰두합니다.

[폭죽 노점상 : 9시 전에 (불꽃놀이) 하면 쟤들(단속반)이 카트 타고 와서 막 이름 물어보고 2만~3만원 날린다고 해요. 지금 말고 한 10시 넘어서. 4개 1만원이거든요. ]

광안대교와 해운대가 내다 보이는 야경을 벗삼아 수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꽉 채웠습니다.

대부분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십니다.

최근 부산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민락수변공원입니다.

[이열린/부산 해운대구 : 풍경도 좋고 사람들도 많고 해서 왔습니다. ]

매 여름마다 이곳에서만 180t씩의 쓰레기가 나옵니다.

취객들이 제대로 치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시간이 11시 40분인데 아직까지는 술자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사람들이 대부분의 돗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사람이 조금 빠지기 시작하는 2~3시간 정도 뒤에 똑같은 장소를 찾아서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술자리가 계속돼 3시간을 넘게 기다렸습니다.

지금 시간이 새벽 3시인데 아까에 비하면 사람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늦은 시각 치고는 많은 상태입니다.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비어있는 돗자리들인데요.

누군가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아니라 음식과 포장 용기들을 버린채 그대로 자리를 뜬 것입니다.

[정나현/부산 사하구 : 마지막까지 있다가 간 적이 있는데, 쓰레기가 진짜 많긴 하더라고요.]

[주민 : 운동하러 나오는데, 지난번엔 새벽 4시에 나왔더니 이 쓰레기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

자원봉사자는 저녁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치우는 사람들 것을 정리하는 수준.

[자원봉사자 : 이거(마대 자루)로 한 60~70개 나와요. 아침에 환경미화원들이 치우러 오니까 배, 3배는 더 치우죠.]

수영구는 자정 뒤 수변공원 내 조명을 끄겠다고 했지만 과연 효과가 있느냐는 말이 나옵니다.

[이유진/대학생 : 불이 꺼져도 마실 사람은 모여서 더 마시고, 휴대폰 조명 같은 거 켜고 그냥 이 야경 보면서…]

새벽부터 환경미화원들이 청소를 한 결과 지금은 다시 한적한 바닷가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 바다 정취를 누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면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갈 수 있을까요? 

(인턴기자 : 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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