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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① '신안 보물선 유물' 일본 반출, 문화재청이 허가했다

입력 2019-06-25 21:07 수정 2019-06-25 21:30

"문화재 아니다" 공식 감정…3차례 국외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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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아니다" 공식 감정…3차례 국외반출


[앵커]

700년 전에 전남 신안 앞바다를 건너다 가라앉은 중국 보물선 이야기를 얼마전 뉴스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보물선에 있던 것으로 보이는 도자기들을 건져올려서 수십 년동안 갖고 있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었지요.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이 남성이 그 도자기들을 일본과 중국으로 세 차례나 가지고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 도자기들이 문화재가 아니다"라고 문화재청이 공식으로 감정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60대 남성 황모 씨의 집입니다.

겹겹이 감은 비닐을 벗겨내자 중국산 도자기들이 등장합니다.

당시 황씨 집에서 발견된 도자기 중 57점은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 시대 유물들이었습니다.

40여 년 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이른바 '신안 해저 유물'들인 것입니다.

1323년 중국 도자기와 그릇 수만점을 싣고 일본을 향해 가던 무역선이 신안 증도 앞바다에 가라앉았습니다.

이 보물선의 존재는 1975년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오면서 알려졌습니다.

당시 정부가 수중 발굴 작업으로 건져올린 유물만 2만 2000여점.

그런데 당시에는 야간 잠수부를 동원한 도굴 작업도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후 매장문화재법이 만들어지면서 관련 유물을 도굴하거나 해당 유물임을 알고 보관만 해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됐습니다.

경찰은 황씨가 신안 해저 유물인지 알면서 이를 보관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정작 황씨는 문화재인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황모 씨/'신안 해저 유물' 보관 혐의 피의자 : (제가) 과연 잘못한 게 뭐가 있습니까? 나는 어머니 유품을 소장만 하고 있을 뿐이었어요.]

실제 황씨는 도자기 일부를 일본에 팔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나 인천공항에 반출 허가를 요청했습니다.

당시 공항 문화재감정관실은 현장 감정 뒤 '문화재가 아니므로 반출이 가능하다'는 확인서를 내줬습니다.

이 때문에 황씨는 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도자기들을 가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2년 전인 2016년에도 황씨 조카사위가 황씨 집에 보관해오던 도자기 두 점을 가지고 중국으로 출국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안 해저 유물처럼 모두 중국 원나라 때 생산된 도자기였습니다.

그때도 공항 문화재감정관실에서는 문화재가 아니라며 반출을 허가했습니다.

해당 도자기들은 지금도 중국의 경매 사이트에 올라와 있습니다.

[문화재감정관실 관계자 : 중국의 본토에 있는 거하고 구분이 안 된단 말이에요. 신안 유물이라고 쓰여 있는 것도 아니고.]

황씨 측은 문화재인 줄 알았다면 공항에서 공식 감정을 요청했을 리 없다며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황씨가 "허술한 문화재 감정 제도를 악용했다"는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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