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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 쓱 지우고…상인까지 울리는 '중국산 라벨 갈이'

입력 2019-06-25 08:49 수정 2019-06-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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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에 전해드렸던 소식이었는데요. 백화점에서 유명 디자이너 옷을 샀는데 알고보니 중국산 옷에 라벨만 바꾼 것이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현장을 취재했는데요. 소비자들이 어이없는 것은 물론이고 정상적으로 판매를 하는 다른 상인들도 피해가 큽니다.

윤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을 넘긴 새벽 동대문 의류 도매시장입니다.

유명 브랜드에 납품하는 옷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도매상인 : 이 두 개는 지금 (브랜드) 들어가고 있고, 다 같은 곳이고 주로 OO, 거기랑 OOOO. 다 들어가긴 하는데 뭘 딱 집어서 말씀드리기가 그러네요.]

모두 백화점에서 유명 브랜드로 팔린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도매상 : 태그를 이렇게 붙였으면 여기 브랜드, 이렇게 붙이면 여기 브랜드. 가격 차이는 보통 2배에서 3배 정도 나요.]

같은 옷을 브랜드만 바꿔 파는 이른바 '브랜드 라벨갈이'는 법적으로 규제가 쉽지 않습니다.

[소비자 : 결국은 우리는 백화점 물건 비싸게 샀는데 고스란히 피해를 본 거잖아요.]

더 큰 문제는 생산 국가까지 바꾸는 불법 원산지 라벨갈이입니다.

중견 디자이너 A씨의 의류 창고입니다.

A씨는 이곳에서 동대문에서 산 중국산 옷의 라벨을 떼고 자신의 이름을 딴 라벨을 붙였습니다.

백화점에도 입점된 고가의 브랜드였습니다.

A씨의 옷을 판 매장은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만 12곳에 달합니다.

[김소담/소비자 :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죠. 원산지나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야 소비자도 그거에 대한 가치를 돈으로 사는 거잖아요.]

실제 최근 원산지 불법 라벨 갈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중국산 라벨을 자르고 한국산 라벨을 붙인 도매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중국산 표시를 그대로 둔채 한국산 스티커를 붙인 사례도 있습니다.

동대문 도매시장 한 점포에서 파는 중국산 청바지입니다. 여기 보면 이렇게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라벨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너무 허술하게 붙어 있어서 힘을 조금만 줘서 당기면 떼어낼 수 있습니다.

(△ 영상에 나온 동대문 도매시장 점포는 국산 제품을 취급하는 곳으로 라벨갈이와 무관한 업체임을 알려드립니다.)

수입 의류는 국내 세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산지 라벨을 붙여야 합니다.

하지만 세관 통과 뒤 곧바로 라벨을 떼어 버려도 문제가 안됩니다.

[도매상인 : 외관상 내가 진열을 하다 보면 떼어 버려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중국이다 하면 태클을 건대요.]

[의류 도매상 : 이거(라벨)는 이렇게 뚝 떼어버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다 하면 인정을 하는 거죠.]

라벨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모인 골목인데요.

점포들 곳곳에 이렇게 "원산지 표시 라벨갈이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단속이 심해지자 업체들이 스스로 내건 안내문입니다.

하지만 업체들은 라벨을 뗀 채 가져온 옷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라벨업체 : 다 잘라오면 우리가 어떻게 알아. 중국에서 왔는지 어디서 왔는지 우리는 아무것도 몰라요.]

동대문 도매상가에 진열된 신발들입니다.

대부분 원산지를 새겨 놓거나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인쇄돼 있습니다.

하지만 원산지를 아예 표기하지 않거나 쉽게 뗄 수 있는 스티커로 붙인 경우도 있습니다.

손으로 문지르자 원산지를 적은 글자가 지워지기도 합니다.

국산 수제화 업자들은 피해를 호소합니다.

[수제화 장인 : '우리도 수제화예요' (하면서) 옆에서 싼 중국 거라든가 이런 걸 판단 말이에요. 그런데 소비자들은 몰라요. 기본적인 페어플레이할 수 있는 장이 안 만들어졌단 거죠.]

라벨 부착을 상인들의 양심에 맡기는 동안 소비자 신뢰는 무너지고 결국 그 피해가 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쉽게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화면제공 : 관세청·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영상취재 : 최진 / 인턴기자 : 곽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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