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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북 일정 시작…14년만 평양 북·중 정상회담

입력 2019-06-20 17:4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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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평양에서 열리는 14년만의 북·중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됐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20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을 통해 방북했고요. 김정은 위원장의 영접에 이어서 곧장 정상회담에 돌입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당사국인 우리나라 또 미국의 관심이 오늘 두 정상의 만남에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시진핑 주석 방북 관련 속보를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14년만에 북한 땅을 밟았습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출발해 우리 시간 오전 11시 반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인 만큼 당연히 직접 마중을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은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는터라 오늘 만남 영상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소위 '황제급 의전'이 이어졌습니다. 김 위원장 뿐 아니라 이설주 여사, 김여정 부부장도 공항에 나왔다고 하고요. 인민군 의장대 사열 행사가 이어서 열렸습니다. 아마도 공항에는 인공기와 오성홍기를 나란히 든 평양 시민들이 집결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장면들 지난해 우리가 봤던 장면과 사뭇 비슷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찾아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 보여줬던 그 장면들이죠.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영접을 나왔습니다.

[김명호/명예위병대장 육군대좌 (지난해 9월 18일) :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

오늘도 평양도심 카 퍼레이드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지난해 문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과 무개차에 함께 올라타 평양시민들의 연도 환영을 받았습니다. 백화원까지 거리만해도 수km에 달했었죠. 최근 북·중관계 또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연도환영에 나섰을 가능성 충분히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보인데요.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공식 환영식을 외국 정상 최초로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 북한에게 있어서는 김씨일가를 상징하는 김씨일가 그 자체와도 같은 공간입니다.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가 되어 있는 곳이죠.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해마다 이곳을 찾아 권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과시해 왔습니다. 이런 곳에서 시 주석을 맞이했다는 것은 북한이 시 주석을 말 그대로 특급 대우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을 고려하면 오늘 바로 1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였는데요. 실제로 곧장 회담에 돌입했습니다. 과거 후진타오 장쩌민 전 주석이 2박 3일로 방북했을 때도 곧장 회담에 돌입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후에는 아무래도 환영 만찬이 있겠죠. 국빈급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이설주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 모두 함께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북한이 자랑하는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함께 볼 수가 있고요. 내일 이튿날에는 북·중 친선의 상징인 북·중 우의탑을 참배하고 이어서 오찬을 겸한 2차 회담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달 초였죠. 김정은 위원장이 근 두달만에 집단체조 관람으로 공개활동에 나섰습니다. 관람 뒤에는 "무책임한 일본새" 즉 일하는 태도가 잘못됐다며 불호령을 내렸고 공연이 중단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니까 "시진핑 주석도 와서 볼텐데 완성도를 더 높여라" 뭐 이런 지적이 아니었을까요.

[조선중앙TV (지난 4일) :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개막되었습니다.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성원들을 부르시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시었습니다.]

몇가지 관전포인트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사실 시 주석의 방북, 목적이 아주 확실한 만남입니다. G20 회의에서의 미·중 무역담판 이어지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말 그대로 트럼프 보란듯 북·중 회담을 갖는 것입니다. 대북 영향력을 과시해서 무역전쟁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중국 그리고 중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내세워서 대미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북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적극 개입을 예고했습니다.

[조선중앙TV (1월 10일) : 습근평(시진핑) 동지는 조선 측이 주장하는 원칙적인 문제들은 응당한 요구이며 중국 측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 동지들의 믿음직한 후방이며 견결한 동지…]

중국이 어떤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을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과거의 중국지도자들의 방문은 대규모 경제지원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는데요. 2001년 장쩌민 주석 방북 당시 중국은 북한에 양곡 20만t과 디젤유 3만t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또 2008년 시 주석이 2008년 부주석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도 30만t 이상의 식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비껴가는 선에서 수십만t의 쌀을 보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보입니다. 물론 쌀 말고도 진짜 '선물'도 주고 받을 것입니다.

[조선중앙TV (지난해 3월 29일) :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팽려원(펑리위안) 여사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와 이설주 여사께 자기들이 특별히 마련한 여러 가지 선물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렸습니다. 두 당,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 사이에 오가는 친형제와 같이 뜨겁고 열렬한 정이 흘러넘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북·중 정상의 브로맨스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시 주석 방북 첫 날인 오늘 대화와 제재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습니다. 먼저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유연한 외교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대북 특별정책대표 (현지시간 지난 19일) : 미국이 의미 있고 검증 가능한 단계의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북한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체제 및 안보 보장에 대한 폭넓은 논의와 전반적인 관계 개선과 함께 묶어서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미 양국 모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외교적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은 이 길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금융회사 '러시안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제재했습니다. 북한이 UN과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안보리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추가 제재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바가 있는데요. 이번 조치를 통해서 중국에는 제재이탈을 경고하고 북한에는 언제든 추가 제재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3월 29일) : 북한 사람들은 매우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나는 이 시점에 추가적인 제재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시점에 불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시진핑 1박 2일 방북 일정 시작…14년만의 평양 북·중 정상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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