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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 NLL 넘어 삼척까지…구멍 뚫린 해상 경계

입력 2019-06-19 22:43 수정 2019-06-19 23:26

정경두 "해상 경계 실패, 엄중 책임 물을 것"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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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해상 경계 실패, 엄중 책임 물을 것"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지난 15일 북한 어선이 강원도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사실이 주민들의 신고로 군 당국에 알려졌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우리 군의 해상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과 함께 최초 발표될 당시 상황을 축소,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해상 경계 실패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늘(19일) 신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토요일 아침입니다. 강원도 삼척항에 길이 10m짜리 목선이 한 척 나타났습니다. 방파제 부두에 아예 정박까지 한 시간은 오전 6시 22분입니다. 이 부둣가는 어판장이 인접해서 마을 주민들이 수시로 다니는 곳인데요. 어민들의 눈에 목선에 탄 사람들의 낯선 차림새가 눈에 띄었습니다. 1명은 얼룩무늬 전투복, 다른 1명은 인민복 차림이었고요. 다른 2명은 작업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왔냐"라는 질문에 "북한에서 왔다"라고 답하더니 "서울에 사는 이모에게 전화를 하고 싶으니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우리 주민 당연히 즉시 신고를 했겠죠. 이후 순찰차가 부랴부랴 달려오고 또 무장 병력을 태운 군 트럭도 황급히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나흘 전에 있었던 북한 어선 관련 상황의 전말입니다.

군 당국은 처음 설명 당시 북한 어선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배는 해상이 아니라 부두에 정박한 상태에서 발견이 됐고요. 발견 주체도 군 당국이 아닌 어민이었습니다. 북한 어선이 배를 대고 뭍으로 올라올 때까지 우리 군은 관련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입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지난 17일) : 우리 군은 지난 6월 15일 06시 50분경 북한 소형 선박 한 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전반적인 해상·해안 경계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설명은 사실과는 다른 결과적으로는 거짓 설명이 된 것입니다. 또 배가 넘어온 이후로 그동안 알려진 고장으로 인한 표류였는데 실제로는 의도적인 대기 후 정박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배가 내려온 경로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목선은 선원 4명을 태우고 지난 9일 함경북도 경성에서 출항했습니다. 배는 길이 10m, 폭 2.5m 크기로, 28마력 엔진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일단은 어로 작업을 하는 것처럼 서서히 내려오다가 지난 12일 NLL 넘어왔습니다. 이어서 14일 밤 삼척항 동쪽 약 5km 지점에 도착해서 엔진을 껐습니다. 우리 군이 혹여 대응사격을 할까 우려해서 날이 새기를 기다린 것입니다. 15일 일출 후 엔진을 다시 가동했고요. 이어진 상황은 제가 맨 처음 설명드린 그것과 같습니다.

우리 영해에서 대응사격을 피해 하룻밤 날이 새길 기다렸다. 떠오르는 비슷한 사건이 몇 가지가 있죠.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2012년 북한군 병사가 우리 군 GOP 창문을 노크하고 건너온 사건이 있고요. 이듬해 2013년에는 서해안의 한 민가 집주인을 깨운 북한 주민도 있었습니다.

[JTBC '뉴스9' (2013년 8월 23일) : 해안 인근 가정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집주인을 깨워 '북에서 왔다'며 귀순 의사를 밝혔습니다.]

[집주인 (최초 발견자) (JTBC '뉴스9'/2013년 8월 23일) : 처음엔 거기(북한)서 온 줄 모르고 여기 분인 줄 알고
비 오고 번개 치니까 (피하려는 줄 알았다.) 그래서 문 열고 몇 마디 하다가 북에서 오셨다는 거 알고…]

또 있습니다. 2015년에는 한 병사가 북한 측 철책을 뚫고 내려와 비무장지대 우리 군 소초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건도 있었습니다. 당시에 군의 설명도 족므 황당했죠. "안개가 짙어 감시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JTBC '뉴스룸' (2015년 5월 16일) : 귀순 병사는 비무장지대 안에 우리 군 소초인, GP 인근까지 접근해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귀순 병사는 15일 오전 8시 소초 주변 5m까지 접근해 철책을 흔들며 귀순 의사를 밝혔습니다. 소초 경계병은 그제서야 귀순 병사를 발견한 겁니다.]

이번 사건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핵심은 이것입니다. 북한 어선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무려 나흘간 우리 영해를 아무런 제재 없이 돌아다녔다는 것입니다.

맨 처음 군은 북한 어선을 포착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배가 속도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오늘에서야 밝혔듯 이 배는 정지와 기동을 거듭하면서 삼척항에 도착했습니다. 결국은 표류가 아니라 속도를 내면서 오는 선박도 포착을 못한 셈이 된 것이고요. 게다가 지난달 말부터는 오징어잡이 북한 어선들이 늘어서 해상 경계를 강화한 상황이었고 평소보다 해상초계기, 해상 작전헬기를 더 많이 투입한 상태였습니다. 결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해상 경계 실패로 규정하고 책임질 부분은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 우리가 100가지 잘한 것들이 있더라도 이 한 가지 경계 작전에 실패가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경계 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합동신문을 통해서 북한 선박이 언제 접안했고 또 북한 선원들이 육지에서 뭘 했는지 파악했지만 공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원 4명 가운데 귀환 의사를 밝힌 2명은 판문점을 통해서 북으로 인도했고요. 남은 2명은 남측에 남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해상 경계 실패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국회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목선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야당은 국정조사까지 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안규백/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 파도가 우리 목선, 그 북한에서 내려온 목선보다 더 높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감시 정찰하는 데에는 능력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해상 육상 감시 정찰 정비를 신속히 개선할 것을 저는 합참한테 주문을 했고…]

[백승주/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 : 만약에 고도로 훈련된 무장병력이 목선을 이용해서 침투했다면, 우리 군은 속수무책으로 우리 국민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그런 위기를 생각하면 끔찍하기까지 한 사건입니다. 심각한 사건이죠.]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북한 어선, 삼척항서 날 밝기 기다려 정박"…구멍 뚫린 해상 경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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