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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물리친 일본의 '제 3차 한류'

입력 2019-06-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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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핫도그 하나 사려면 20분씩 걸려요."

지난 5일 일본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 주변. 교복을 입은 일본 고교생들이 한 한국 가게에 줄을 서다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기꺼이 20분을 기다려 치즈 핫도그를 사는데 성공한다. 이들은 핫도그 가게를 벗어나 인근 문구점에 들려 한국 가수의 사진을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오쿠보역은 '코리아 타운'이라 불린다.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몰려있다. 한 때 이 곳에 살던 한국인은 1만2000명이 넘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건너왔던 한국인들이 이곳에 하나 둘 정착하면서 코리아 타운이 생성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차 한류붐'에 이어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면서 '2차 한류붐'이 일었다. 그러나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는 급랭했다. 당시 한국인 절반이 떠나면서 신오쿠보 '코리아 타운'도 쇠퇴했다. 한국인이 떠난 자리는 중국인과 태국인 등 동남 아시아인들이 메웠다.

'3차 한류붐'이 일기 시작한 건 2017년.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 케이팝이 인기를 끌면서다. 일본인들이 신오쿠보 역을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코리아 타운'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3차 한류붐은 1,2차 한류붐과는 다른 양상이다. 먼저 소비층의 변화다. 축구와 배우 '배용준'을 좋아하던 40, 50대 일본인이 떠나고 10, 20대들이 주 소비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1,2차 한류팬보다는 씀씀이는 작지만 한일 관계에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아 '충성도'가 높다. 이곳에서 한국어 학원을 운영 중인 이승민 원장은 "이들이 이곳에서 쓰는 돈은 약 4만4천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도 여전히 이곳을 찾을 만큼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이들의 의견도 예전 1,2차 한류팬들과는 달랐다. 고교생 유미코 나카유키 양은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이나 엑소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700만 명이 넘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과 합치면 양국 민간 교류는 1000만 명이 넘는다. 일본 젊은 층은 더 이상 자신의 기호와 정치를 연관시키지 않는다. 치즈 핫도그를 사는데 20분을 기다릴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부 일본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혐한'이 이들에겐 더 이상 한국을 좋아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아 보였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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