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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라이브] 몰카 쓰는 강사·매뉴얼 주는 학원…조직적 토익 유출

입력 2019-06-18 17:45

학원가, 토익 문제 '조직적 유출' 반복
솜방망이 처벌 탓…'문제 비공개'도 문제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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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 토익 문제 '조직적 유출' 반복
솜방망이 처벌 탓…'문제 비공개'도 문제로 지적

지난 주말(15일) 토익(TOEIC) 시험을 보신 분들 있으신지요?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토익에 응시해보신 분들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시중에 많은 교재가 나와 있지만 영어 듣기와 읽기, 말하기를 총망라한 시험이라 사실 독학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대형 어학원의 토익 강의는 항상 만원입니다. 더욱이 수업 중 기출 문제를 분석해준다고 하면 더욱 솔깃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형 어학원들도 이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원 대다수가 "우리는 실제 기출 문제로 수업한다"고 광고를 합니다. 하혜빈 기자가 이번 취재를 위해 직접 상담을 받은 곳은 전부 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광고, 학원 밖에서는 잘 하지 않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가면 보여주는 강의 설명에만 명시돼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토익은 사실 문제와 정답이 공개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익을 주관하는 ETS는 1년에 한두 회차만 문제를 공개합니다. 공개도 시험 시행 뒤 바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새 문제 유형은 바뀌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토익 강사들이 기출 문제를 보기 위해 직접 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은 학원가에서는 어느 정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출 문제를 구하기 위해 불법 촬영 장비가 이용된다면, 그리고 그러한 행위를 학원이 부추긴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집니다.

실제 정해성 기자가 만난 전·현직 토익 강사들은 문제 유출에 사용한 장비들을 보여줬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시계와 펜, 자동차 키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렌즈 등이 내장된 몰래카메라로, 강사들은 시험장에서 이를 통해 듣기 방송을 녹음하고 지면의 문제를 녹화해 나왔습니다. 장비를 사용할 자신이 없는 강사는 투명 포스트잇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시험지에 붙이면 표시가 안 나기 때문에 그 위에 문제를 옮겨 적어 가지고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강사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배경에는 학원이 있었습니다. 해당 어학원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JTBC 취재진은 그에 반하는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먼저 강사들에게 배포된 매뉴얼입니다. 그 매뉴얼에는 '시각 자료나 음원 파일을 모두 개별 드라이브에 업로드할 것' 같은 지시 내용이 명시돼 있었습니다. 또 어학원 대표 강사가 일반 강사 20여명에게 보낸 메일에는 "경영진과 공유되는 내용이니 신경 써서 문제를 복원하라"는 말이 담겼습니다. 이러한 지시에 따르지 않는 강사에게는 소위 '프라임 강의 시간대'를 내주지 않았다고도 합니다.

사실 대형 어학원의 조직적 문제 유출은 2012년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검찰 수사로 한 학원이 수년간 토익과 텝스(TEPS) 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학원가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문제 유출로 거둘 명성과 수익에 비해 유죄 판결로 받은 처벌은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수험생들은 또 ETS의 '문제 비공개' 방침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JTBC 보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ETS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소셜라이브 하이라이트 <6분순삭> 영상에서는 뉴스룸에서 중국어 실력을 뽐낸 한민용 앵커의 소감과 함께 조직적인 토익 문제 유출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작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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