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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꾸린 '여자 수구 대표팀'…'1주일 전 공고' 선발 과정 의혹

입력 2019-06-17 21:31

현직 감독이 '자체 심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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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감독이 '자체 심사'도


[앵커]

다음달 전남 광주광역시에서는 국내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열립니다. 개최국인 우리가 이 대회에 처음으로 꾸린 국가대표팀이 있는데요. 여자 수구 국가대표팀입니다. 그런데 선발 과정에 여러 의혹들이 있습니다. 선발전이 있기 불과 일주일 전에 공고가 나고 현직 고교 감독이 자신의 선수들을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광주광역시가 세계수영선수권 대회를 따낸 것은 지난 2013년.

개최국인 우리는 경영, 다이빙 등 6개 종목의 본선 출전권을 얻었습니다.

그 중 여자 수구는 전문 선수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표팀을 꾸린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19일 수영연맹이 홈페이지에 갑자기 일주일 뒤 대표 선발전을 연다고 공지했습니다.

일선 지도자들은 황당해 합니다.

[임모 씨/수영코치 : 충분한 어느정도의 시간을 두고 준비를 가져가거든요? 경영 같은 경우는 한 2~3개월 전부터 최소한.]

일부 고교 감독들이 자신의 선수들에게 수구를 미리 훈련시켰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모 씨/수구 여자대표팀 선발전 참가 선수 : 친구가 '비밀인데 여자 수구까지 대표선발전이 곧 있을 거라서 요즘 남자 수구팀이랑 같이 연습하고 있다'…]

심지어 의혹이 제기된 체고 감독 조모 씨의 경우 수구 대표 선발전 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습니다.

조씨가 가르친 5명의 선수 중 4명은 수구 국가대표로 선발됐습니다.

[조모 씨/현 체고 수구 코치 : 이틀 전에 (심사하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연맹에서. 제가 가르친 5명 중에 4명은 수영 점수 다 만점을 받은 애들이에요. 수영을 그만큼 하는 애들이에요.]

대한수영연맹 정관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해관계자는 심사위원이 될 수 없습니다.

[이모 씨/전 수영연맹 고위 관계자 : 선수를 뽑는 코치, 감독 중에 관련자들이 들어가 있다하면 그걸 배제하고 냉정하게 판단했어야 하는 게 맞죠.]

수영연맹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

[이모 씨/대한수구연맹 수구 이사 : 세계선수권 대회 나가죠. 여자 수구 선발이 되면. 그러면 대학 가는데 플러스가 되겠죠. 그런 이유에서 들어오신 거예요.]

대학 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국가대표 선발전은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지난 2016년, 수영연맹 이사 정모 씨가 수영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거액의 돈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것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수구이사 안모 씨의 경우 고등학교 코치에게 '자신의 선수를 국가대표로 만들어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수영연맹은 국가대표 선수를 뽑은 후, 즉시 연맹 홈페이지 등에 명단과 선발 이유를 공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수영연맹은 이번 수구 대표팀 선발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선수 개인에게 따로 통보했습니다.

[이모 씨/대한수영연맹 수구 이사 : 저희는 실력으로 뽑은 거죠. (실력으로 뽑았다?) 그럼요. 실력으로 뽑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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