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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송환법 추진' 잠정 중단…100만 반대 시위에 '백기'

입력 2019-06-15 20:17 수정 2019-08-07 10:47

한발 물러선 당국…홍콩 사태 새 국면
재야단체 "16일 대규모 집회·행진 예정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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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당국…홍콩 사태 새 국면
재야단체 "16일 대규모 집회·행진 예정대로 진행"


[앵커]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 사태로 번졌던 홍콩의 대규모 시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오늘(15일) 낮 캐리 람 행정장관이 논란이 됐던 '범죄인 인도 법안' 추진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정부가 법안 개정작업을 유예하기로 결정했음을 말씀드립니다.]

중국과 홍콩 당국이 일단 손을 든 셈인데요. 하지만 내일로 예정된 '대규모 집회'는 그대로 열립니다. 시위대가 요구한 것은 이 법안을 완전히 거둬들이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홍콩 입법회 청사 앞에 나가 있는 신경진 특파원을 연결해서 이와 관련한 자세한 얘기부터 듣겠습니다.

신경진 특파원, 그동안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해왔습니다. 하지만 홍콩 행정장관이 갑자기 이렇게 입장을 바꾼 것인데, 왜 그렇게 된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홍콩 시민의 대규모 격렬한 반발이 직접적인 이유입니다.

지난 9일 100만 시위 참가자 중 약 30%가 가두 시위에 처음 참가한 시민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체포와 부상을 무릅쓰고 경찰에 저항했습니다.

만일 또 다시 대규모 충돌이 일어날 경우 유혈사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989년 천안문 유혈 사태가 홍콩에서 반복되는 것을 중국 정부가 바라지 않은 것입니다.

[앵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중국정부가 홍콩 시민에게 굴복한 모양새입니다. 혹시 중국과 홍콩 사이에 그 이전에 물밑 움직임 같은 것이 있었을까요?

[기자]

어젯밤 중국과 홍콩의 수뇌부는 급박하게 움직였습니다.

홍콩 사무를 담당하는 권력서열 7위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홍콩과 인접한 선전으로 내려와 캐리람 행정장관을 만났습니다.

'무기한 잠정적으로 연기하지만 법안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결정은 이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앵커]

어제 우리의 국회 격이라고 볼 수 있겠죠. 입법회장이 상당히 혼란스러웠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법안 심의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습니다.

어제 입법회장을 직접 둘러본 어환희 기자의 리포트를 잠깐 보시겠습니다.

+++

[어환희 기자]

홍콩 입법회 안입니다.

우리 나라로 따지면 여의도 국회와 같은 곳인데요.

보안이 심해서 이렇게 출입증을 받고 들어왔습니다.

기자실이 바로 보입니다.

홍콩 현지 뿐 아니라 외신 기자들도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카메라, 사다리 등 촬영 장비들이 있고 이번 시위를 취재할 때 필요한 안전모도 눈에 띕니다.

홍콩 역대 의장들을 볼 수 있는 이 곳은 회의장입니다.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 표결이 이뤄지게 된다면  이 곳에서 이뤄지는데요.

'회의청'이라고도 적혀 있습니다.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보려고 했지만 잠겨 있습니다.

어제(14일) 이 곳에서는 민주파 의원들이 친중파 의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범죄인 인도 법안을 철회하라!]

입법회 일정표에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 일정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내일인 일요일은 공휴일이라고 적혔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걱정했던 17일 월요일에는 오후 4시 30분 비공개 심의 일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과는 무관합니다.

다음주 내내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홍콩 정부는 오늘 이를 무기한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

[앵커]

이렇게 법안 추진을 무기한 미루기로 하면서 중국이 홍콩에는 한발 물러선 그런 모습이었는데, 미국에는 상당히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죠?

[기자]

어제 중국의 차기 외교부장으로 유력한 러위청 부부장이 주중 미국 대사관의 부대사를 불러 홍콩 사태 개입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중국인들에게는 미국에 항의하는 강한 중국의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참고로 미국은 현재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과 달리 특별대우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최근 미국 의회가 홍콩에 대한 이런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앵커]

어제 또 시위에 나선 홍콩 어머니들이 모여 한국의 운동가요를 불러서 화재가 됐습니다.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기자]

어제 뉴스룸에서 보여드렸던 차터가든의 어머니 집회에서였는요.

잠시 화면 보겠습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는 율동까지 섞어 광둥어와 한국어로 결연하게 불렀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 '택시 운전사'는 홍콩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홍콩 명보는 1980년 광주와 지난 12일 홍콩 시위 진압 사진을 올리며 한국인의 관심에 주목했습니다.

정부 차원의 홍콩 지지를 촉구한 청와대 청원이 이미 2만 명이 넘었다며 10만 명이 넘으면 정부가 답변을 해야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화면에서 잠시 보셨던 것처럼 홍콩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 잘 알려져 있는 그런 모습이군요. 내일 시위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시위 주최 측에서는 법률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 청사까지 검은 옷을 입고 평화행진을 할 계획인데, 경찰도 허가를 한 상황입니다.

지난주와 같은 폭력 충돌은 없을 것이라며 검은 옷과 흰 리본 차림으로 참가를 독려했습니다.

주최 측은 내일 범죄인 인도 법안을 완전히 철회하고 과잉 진압을 한 경찰의 사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촉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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