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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꽁꽁 숨긴 '신안 보물선' 유물…일본에 팔려다 '덜미'

입력 2019-06-14 09:02 수정 2019-06-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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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몰래 중국 도자기를 건져내서 집에 숨겨온 6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몇 점을 일본에 팔려다가 꼬리가 잡혔는데, 40년 가까이 숨겨온 도자기들을 보니 상태가 완벽했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가정집.

장롱과 나무 상자에서 비닐과 종이로 겹겹이 싼 흰 덩어리가 쏟아져 나옵니다.

[왜 이렇게 (포장을) 오래 쌌어. 뭔데 이게.]

뜯는 경찰들의 손길도 조심스러워집니다.

< 청자첩화 운룡문 대반 - 중국 저장성 용천요 (가마터) >

구름을 품은 용이 뛰노는 모습이 선명한 청자 그릇.

< 청자첩화 모란당초(덩굴)무늬 양이병 - 중국 저장성 용천요 (가마터) >

푸른 꽃병에는 모란꽃이 피어나고 어룡이 물고 있는 양 옆의 동그란 손잡이도 새 것 같습니다.

몸통을 만든 후 무늬를 찍어 붙이고 유약을 발라 구운 중국 원나라 시대의 전형적인 도자기입니다.

< 흑유찻잔 - 중국 푸젠성 건요 (가마터) >

검은 유약이 흘러내리며 만들어낸 토끼털 무늬가 선명한 찻잔은 송나라 물건입니다.

가루차의 연둣빛을 돋보이게 하는 명품으로 지금도 억대가 넘는 가격에 거래됩니다.

1323년 신안 앞바다에서 배가 가라앉으며 흙 속에 묻혔던 이 도자기들은 1980년대 도굴꾼이 건져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월 중국도자기 57점을 집에 숨겨온 63세 남성 황모 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황씨가 1983년 이 유물을 손에 넣었다고 밝혔습니다.

무려 36년간 감시의 눈길이 줄기를 기다리던 황씨는 최근 형편이 어려워지자 일부를 처분하려고 했습니다.

이중 7점을 들고 일본에 2차례 건너가기도 했습니다.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과 경찰은 황씨 집을 덮쳤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도자기들이 1980년대 신안에서 발굴된 해저 유물과 같은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심재연/문화재청 문화감정위원 : 회수된 도자기의 양상들이 개인이 건건이 사 모으기는 힘들어요.]

황씨는 "어머니의 유품으로 받았고 도굴품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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