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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무엇이든…편리해진 '배달앱' 시대, 그 뒷면엔

입력 2019-06-13 10:03 수정 2019-06-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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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인분 주문도 어떤 음식이든 할 수 있다며 배달앱 업체들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배달을 해야하는 34만 명 정도의 노동자들 소식도 함께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저희 취재기자가 하루동안 이 배달 노동자로 일을 해봤습니니다.

뉴스 미션,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피자와 치킨은 옛말이고 심지어는 회와 국밥까지 단 몇 분이면 배달시킬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두가 편리해졌지만 배달 노동자들은 그만큼 사고도 잦고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직접 제가 배달 노동자로 일해보겠습니다.

취재진은 촬영에 앞서 안전 교육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익혔습니다.

음식점에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 대행업체의 앱에 전달됩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주문을 고른 뒤 배달에 나섭니다.

지금 막 식사 시간이 시작됐는데요.

제가 직접 배달 콜을 받아서 음식 배달을 해보겠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주문은 몇 초 사이에 사라집니다.

[이거 잡아야겠다. 어? 없어졌네.]

간신히 피자 배달 주문을 하나 잡았습니다.

피자집까지는 3km 거리. 

안전 수칙을 빠짐없이 지키며 운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집니다.

[길이 좀 밀려서 제 시간 안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호등은 바뀔 생각을 안합니다.

재촉이 시작됩니다.

[빨리 좀 오세요. (죄송합니다.)]

25분 만에 도착하니 사장의 호통이 돌아옵니다.

[스파게티 다 불어요. 진짜! (죄송합니다.) 빨리 좀 부탁할게요.]

이제는 손님에게 가야 합니다.

[2만6000원입니다.]

1번 배달에 걸린 시간은 40분.

손에 쥔 돈은 2800원입니다.

저녁에도 배달을 계속했습니다.

승강기는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13층이네.]

지도를 봐도 찾기 어려운 곳도 많습니다.

삼겹살 1세트, 스테이크 하나 배달하니 저녁 8시.

주문이 몰리는 시간은 거의 끝나버렸습니다.

3시간 동안 일해서 번 돈은 8900원, 1시간에 3000원도 벌지 못한 것입니다.

[김태인/배달대행업체 대표 :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하시면 거의 일하긴 힘드시고 생활하는 데 좀 힘드시고요.]

배달을 빨리, 많이 해야 수입이 늘기 때문에 과속과 난폭운전의 유혹을 받기 쉽습니다.

인도에 오르내리고, 좌회전 금지 표시를 무시하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 다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4대 보험을 적용받지 못합니다.

[오권환/배달 노동자 : 소속돼 일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4대 보험을 못 들어요.]

이들은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배달앱 업체와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노동조합도 만들어 이달 말 한 업체를 상대로 단체 교섭을 앞두고 있습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공짜가 아니고 라이더들의 땀으로 만들어지는 거니까. 사람 가격이 존중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취재하는 동안 한 배달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책임은 돌아오지만, 미래는 멀어지고 있다."

사장님이지만 부릴 사람은 자신밖에 없는 이들을 더이상 비정규직 사장님으로 머물지 않게 하려면 제도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김장헌·이승창/영상디자인 : 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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