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환 절차가 진행 중인 인천 부평 미군기지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다이옥신이 검출돼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부평 기지처럼 각종 폐기물 처리하다가 4년 전에 반환된 부산 시내 한복판의 미군기지는 어떨까요?
46년 만에 공개된 현장을 구석찬 기자가 다녀왔는데, 이곳도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기자]
1973년부터 42년간 미군이 사용한 폐품 소각부지입니다.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이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곳곳에 덮개가 쳐졌고 그 아래 무언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모두 깨진 아스콘과 폐콘크리트 같은 특수 폐기물입니다.
부산 개금동과 당감동에 걸쳐 있는 이 부지는 축구장 5개 크기입니다.
미군은 2015년 3월 이 땅을 우리 정부에 반환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와 국토부가 사후처리 비용을 놓고 책임을 서로 미루면서 계속 방치해 왔습니다.
지난해에야 정밀조사가 이뤄졌는데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나왔습니다.
다이옥신이 나온 지점들입니다.
환경부는 817㎥, 즉 25t 트럭 55대 분량의 흙이 오염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주민 합의로 정한 기준치의 5배인 536pg이 나온 곳도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출처가 뭐냐 고엽제인지 PCB(독성화학물질)인지 모른다는 얘기죠.]
카드뮴과 납을 비롯한 중금속과 유해 기름 성분인 석유계 총 탄화수소, TPH도 기준치를 넘어섰습니다.
이 구역들은 앞으로 체육공원과 철도역사로 쓰일 곳입니다.
주변에는 주택들도 많아 지하수가 오염되면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정화를 맡은 한국농어촌공사는 지하수가 암반지대 밑에 있어서 안전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상화/한국농어촌공사 지하수토양복원단 차장 : (지표면에서) 다이옥신은 1m 이내, 중금속은 1.5m 이내에 다 분포돼 있어서…]
농어촌공사는 내년 6월까지 정화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시민들은 불안을 쉽사리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