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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장난감 취급하며…친구 때려죽인 10대들

입력 2019-06-12 18:37 수정 2019-06-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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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지난 9일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원룸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친구를 집단폭행해 사망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이들에게 어제(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오늘 법원에서 영장심사가 있었지만 죄질이 중해 영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4명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조금 전에 구속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사건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피해자 B군과 가해자 A군 등 4명은 광주의 한 직업전문학교를 다녔습니다. 이들은 3월부터 원룸에서 함께 모여 살았는데요. 지난 8일 밤 이른바 '놀림게임'을 했습니다. A군을 포함해 4명이 B군에게 일행 중 1명을 놀리도록 시키고 이를 빌미로 B군을 폭행했습니다. 수십 차례 얼굴과 배 등을 때리고, 목발과 우산도 휘둘렀습니다. 결국 B군은 숨지고 말았는데요. 원룸에서는 찌그러진 목발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원룸 복도의 CCTV입니다. 지난 8일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4명이 원룸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이들이 다시 나온 것은 다음날 새벽 3시 40분이 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미 범행을 저지른 후의 모습인데요. 그런데 30분 후에 이들은 다시 원룸을 찾았습니다. 이들이 다시 원룸을 간 이유, 단지 반지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신을 방치한 채 2일 동안 렌터카를 타고 돌아다니던 이들은 결국 부모의 권유로 자수했는데요. 경찰은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유철/광주북부경찰서 강력1팀장 (어제) : 피해자는 왜소하고 평소 어울리지 못한 성격으로 피의자 4명으로부터 3월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왔습니다. 피해자는 신고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등 방어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계속되는 폭행에 의해서 사망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자 가족의 지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글을 올렸는데요. 청원인은 이들이 "평소 동생을 장난감처럼 취급했다.", "가해자들은 자수했다는 이유로 또 18~19세 나이라는 이유로 죽일 동기가 없이 폭행을 하다가 의도적이지 않게 죽었다는 이유로 감형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며 분노했습니다.

이 사건은 인천의 중학생 사건과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피해자 몸집이 왜소했고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으며, 게다가 집단폭행을 당한 것도 비슷합니다. 실제로 10대 폭행사건을 보면 이런 양상이 두드러집니다.

[JTBC '아침&' (지난해 10월 9일) : 충북 제천에서 10대 학생 4명이 여중생을 밤새 끌고 다니며 폭행했습니다. 자신들이 겁을 주는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는데요. 청소년들의 잔인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JTBC '뉴스룸' (2017년 12월 12일) : 경기도 의정부시의 고등학생 두 명이 한 시간 반 동안 동급생을 마구잡이로 때리는 장면이 CCTV에 잡혔습니다. 이가 부러지고 뇌진탕을 일으킬 만큼 심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이 또래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약자를 괴롭히는 행동을 한다고 말합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정치부회의와 통화) : 10대들은 성인하고 달리 집단 내에서 사회적 지위가 인정을 받아야 되죠. 그러기 위해선 계속 강한 모습,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하는 그러한 문화가 이제 터 잡고 있고요. 약자를 마치 놀이처럼 하는 그런 왜곡된 규범 문화가 이와 같이 10대 폭행을 가중시키는 그런 요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10대 범죄, 단순히 처벌강화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학교 안팎 청소년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고민 시급해 보입니다.

(화면출처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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