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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 어떻게 굴러갔는지 알려주는 최순실 목소리

입력 2019-05-23 21:28 수정 2019-05-24 15:56

칭화대 '중국어 연설'도…최순실 연출, 박근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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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중국어 연설'도…최순실 연출, 박근혜 연기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기간에 최순실 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이 대화한 음성 파일이 공개돼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시사저널에서 오늘(23일) 두 번째 파일을 공개한 것인데 저희가 지난주에도 이 문제를 전해드렸습니다만 그때는 취임 전이었고 지금은 취임 후의 상황입니다. 저희가 1부에서는 당시 녹취파일만 이렇게 들려드렸는데 2부에서 지금 이가혁 기자와 함께 그 녹취가 됐던 당시의 상황이 어떤, 그 배경이 무엇인가 설명을 드리고 특히 최순실 씨가 그렇게 지시한 것이 나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로 나타났는가하는 부분까지 조사를 해서 이가혁 기자가 가지고 나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오늘 공개된 음성은 취임 이후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기밀 사항도 취임 이후니까, 기밀 사항도 최순실 씨가 참견하고, 보고 받고, 지시하고 그랬다는 것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말씀하신대로 시사저널이 두 번째로 공개한 음성 파일입니다.

주로 박근혜 정권 1년차인 2013년 10월~11월에 이때에 녹음된 내용입니다.

바로 하나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그럼, 그건 안 가는 걸로 하면 되지? 녹색은?]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시사저널) : 으음…지금 안 가시는 걸로 되어 있고요. 가시는 걸로 지금 변경하시는 건데요.]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한번 얘기해 보라고.]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시사저널) : 아…지금 안 가셔도 됩니다. 안 가셔도 되는데…지금 (청와대) 경제수석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계속 꼭 좀 가셨으면 하는 요청들을…재고해 주셨으면 하는 요청들이 많이 있습니다.]

[앵커]

"녹색은?" 했는데 녹색이 무엇입니까?

[기자]

지금 보시는, 사진으로 곧 나올텐데요.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출범식을 말합니다.

2013년 12월 4일에 인천 송도에서 치뤄졌는데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참석을 하기는 했습니다.

[앵커]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네요?

[기자]

간다, 안 간다 조율을 하던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경호 등의 이유로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기밀 사항입니다.

그런데 아무런 직책도 또 권한도 없는 민간인 최순실 씨에게 보고가 되고 함께 논의가 된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당시 경제수석 등 참모들이 '대통령이 참석해 주기를 원한다' 이런 아주 내밀한 청와대 내부 분위기까지도 보고가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거기는 왜 갈지, 안 갈지를 최순실 씨가 판단하는지 그것은 모르죠, 이것만으로는?

[기자]

그렇습니다. 맥락은 추론은 되지만 함부로 전해드리기가 또…

[앵커]

알겠습니다.

[기자]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일정은 최순실 씨가 참견한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이 다 공개가 되는 상황을 저희들이 녹취록에서 들었습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대수비'라고 표현을 하더군요, 최순실 씨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 비서관 , 이 회의에서 대통령이 말하는 '모두 발언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회의하기 전에. 여기서도 최순실 씨가 일일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죠?

[기자]

청와대 수석 비서관 회의에는 정무수석 이런 참모들이 참석을 하는데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특히, 뉴스에서도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중요한 내용이 담기고 특정 현안에 대해서 대통령의 시각이 담겼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기사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때도 최순실 씨가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대수비(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때 각 분야에서 체크하고 이런 걸 소상히 문제점들을 올려 주셔가지고 적극 대비하고 내가 이렇게 해 준 거에 대해서 여러분이 그동안에 한 해를 넘기면서 노고가 많았다.(중략) 그렇게 슬쩍 넘기고요…]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 시사저널) : 예예.]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대통령 연설문 자료가 첨부된) 메일이 잘 안 열려. 그거 넣고…]

"메일이 잘 안 열려. 그거 넣고…"로 끝났는데 이것이 2013년 11월 22일 대화 내용입니다.

[앵커]

내용을 굉장히 상세하게 지시를 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각 분야에서 노력한 점에 대해서 대통령이 좀 이 정도 타이밍에서 좀 치하를 좀 하는 것이 어떻겠냐 이런 지시를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3일 뒤에 대수비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가 열렸는데 박 전 대통령 모두 발언이 언론에 공개가 되었고 그 워딩을 좀 보면 "올해도 1개월 남짓 남았는데 (중략) 많은 현안들에 대처하느라 모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중략)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진행되고 있는지 항상 체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아주 단어 하나까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내용의, 그런 내용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이런 것은 최순실 씨가 참견해서 이런 것을 치하를 해라, 마라 안 해도 그냥 비서진이나 아니면 대통령 본인이 할 수도 있는 것들인데 이런 것까지 다 이렇게 사전에 얘기를 나누고 그러는군요. 최순실 씨가 끝부분에 말한 "이메일이 안 열려서" 이것은 무슨 얘기 입니까?

[기자]

정호성 전 비서관이 대통령 연설문 같은 것을 최순실 씨께 이메일로 일종의 보고를 하면 다시 받아보고 일종의 첨삭을 하거나 이렇게 고쳐라라고 연락을 다시 줬다.

이것이 검찰수사나 재판을 통해서 확인된 바가 있습니다.

바로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보낸 그 이메일을 말한 것으로 추론이 됩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그렇죠. 그때 연설문도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이 내용은 바로 먼저 듣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 시사저널) : 네, 선생님]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칭화대 연설) 맨 마지막에 중국으로 하나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 시사저널) : 맨 마지막에요? 근데 그…저기 뭐야, 제갈량 있잖습니까. 제갈량 그 구절을 그냥…그 부분을 중국어로 말씀하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쭉 가다가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좀…하하.]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아니, 마지막으로…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앞으로 문화와 인적 교류…문화와 인문 교류를 통해서 더 넓은 확대와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길 바란다.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길 기원한다. 그러고 감사한다, 이렇게 해서…]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 시사저널) : 지금 선생님 말씀하신 그걸 마지막으로 하신다고요?]

[최순실 (자료 : 시사저널) : 응]

[정호성/전 비서관 (자료 : 시사저널) : 알겠습니다.]

[앵커]

이것도 하여간 굉장히 자세하게 얘기를 합니다.

[기자]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고요.

[앵커]

그러게요. 굉장히 쩔쩔매는 듯한 분위기,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문 교류를 강조하는 부분을 넣어서 맨 마지막에는 중국어로 해라. 그렇게 했습니까?

[기자]

이것이 인문 교류라는 단어까지 똑같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 칭화대에서 연설한 장면인데 우리말로 연설하다가 마지막 장면에 한 단락을 중국어로 해서 실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 연설 (2013년 6월 29일 중국 칭화대) :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 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최순실 지시사항 : 마지막으로…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끌고 갈 젊은이들이…앞으로 문화와 인적 교류…문화와 인문 교류를 통해서 더 넓은 확대와 가까워진 나라로 발전하길 바란다]

[앵커]

긴데요.

[기자]

이 번역이 저희가 임의로 최순실 씨가 말한 것과 비슷하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풀을했던 그 내용 그대로입니다.

[앵커]

참 그렇군요. 이 음성파일이 국정농단 사건의 법정에서도 재생이 됐었다고 하죠. 재판부도 바로 이런 것을 근거 삼아서 국정농단을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이런 얘기도 나왔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7년 12월 13일에 최순실 씨 1심 재판에서 검찰이 이 내용을 일부 재생을 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때 기사가 좀 나오기도 했고 내용 전체는 재판부에 제출도 됐습니다.

재판부도 이런 점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충분히 밀접하다. 뇌물을 최 씨가 받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당시의 배경 그리고 실제로 이것이 실행됐는지까지 다 조사해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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