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고 싶지 않지만 끊임없이 마주하게 되는 아동 학대 사건들, 뉴스룸에서도 숱하게 전해드렸었지요. 이런 아픈 기억들이 잇달아 영화로 기록되면서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어린 의뢰인' (2019) : 나쁜 일 생기면 경찰 아저씨한테 가서 말하면 된다고 그렇게 배웠는데. 제가 뭐 잘못한 거예요?]
엄마의 학대에서 벗어나려 도움을 청한 아이에게 어른들은 도리어 잘못이라 말합니다.
[영화 '어린 의뢰인' (2019) : 엄마가 한 대 쥐어박았다고 신고나 하고. 요즘 애들 무섭다 무서워.]
밥을 흘린다며 시작된 엄마의 폭력은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같이 맞던 누나가 죄를 뒤집어씁니다.
2013년, 경북 칠곡에서 실제 벌어진 이 사건은 지역 신문에 몇 줄로 남을 뻔 하다 이듬해 엄마의 범행인 것이 알려졌습니다.
그 후 아동 학대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만들어졌지만 영화는 6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말합니다.
[영화 '어린 의뢰인' (2019) : 오늘따라 좀 심한데? 남의 집일에 신경 쓰는 거 아냐. 우리 애한테나 잘해.]
지난해 나온 영화 '미쓰백'도 그렇지만, 우리 현실을 비추듯 영화는 끊임없이 아동학대를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를 둘러싼 어른들의 외면, 그 속에 담긴 미안함을 이야기합니다.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잠깐 분노하기는 하지만, 현실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명숙/변호사 ('칠곡 아동학대 사건' 담당) : 가족 간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법조인에게도 만연해 있고요. 형량이 아주 낮고 가볍게 처리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 5명 가운데 4명은 부모라는 사실도 아프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