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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수위 높인 일본…강제징용 판결 관련 '3국 포함 중재위' 요청
입력 2019-05-20 13:18
수정 2019-05-20 15:31
한국 정부 불응시 중재위 개최 불가…'분쟁해결 노력' 과시용 분석
일, 보복관세·대사소환 '만지작'…외무상 "이낙연 총리 발언도 이유중 하나"
한국 외교부 "제반 요소 감안해 신중히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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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불응시 중재위 개최 불가…'분쟁해결 노력' 과시용 분석
일, 보복관세·대사소환 '만지작'…외무상 "이낙연 총리 발언도 이유중 하나"
한국 외교부 "제반 요소 감안해 신중히 검토할 것"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관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한국에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제3국의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일 청구권협정은 분쟁 해결 절차로 정부 간 협의에 이어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중재위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정부간 협의 요청을 한국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9일 정부 간 협의를 한국에 요청하면서 '30일 이내'(시한 2월8일)에 답변을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요청을 받은 직후 일본 측의 협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일반 외교 채널을 통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가 중재위 개최를 요청한 것은 이전보다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부 간 협의와 마찬가지로 한국이 이런 요청을 응할 의무는 없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도 중재위 개최를 요청한 것은 국제사회에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인식을 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청구권협정은 3조에서 중재 요청이 상대방 국가에 접수된 뒤 30일 내에 한국과 일본이 중재위원을 선임하고, 이후 다시 30일 이내에 제3국의 중재위원을 합의를 통해 지명하도록 하고 있다.
협정은 그러면서 만약 한 당사국이 중재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두 나라는 각각 중재위 역할을 할 제3국을 지명해 이들 나라를 통해 중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강제하는 규정은 없어 한국이 계속 중재위원을 임명하지 않고 중재를 할 제3국도 지명하지 않을 경우 중재위는 구성되지 않게 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외교 채널을 통해 일본측으로부터 중재 회부를 요청하는 외교공한을 접수했다"며 "일본 측의 조치에 대해 제반 요소를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국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중재위 개최를 요청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낙연 총리로부터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한) 정부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이 있었다"며 "유감이지만 책임자로부터 이런 발언이 있었고, 4개월 이상 (한국측이) 협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도 있어서 중재 회부를 한국에 통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 양국은 국민적인 교류가 상당히 활발해서 양국 관계의 기초는 튼튼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국교정상화 이래 양국간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손상시키고 있다"며 "이 문제 만큼은 한국 정부가 확실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법원은 작년 10월 이후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제철(전 신일철주금), 후지코시 등 일본 기업들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일본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배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피해자측은 지난 1일 법원에 '매각명령신청'을 제출하고 일본 기업들로부터 압류한 자산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재위 개최 요청 이후의 대응으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관세를 보복성으로 올리거나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귀국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달 초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주식) 매각 절차가 완료하는 시점이 대항 조치 발동을 판단할 시점이 될 것"이라는 총리관저 소식통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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