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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퇴근 후 '카톡' 금지! 제발 좀 쉬자

입력 2019-04-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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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법으로 바꾸다

금요일 6시 30분 JTBC 유튜브 라이브 <로비스트>

 

대상 의원 :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통과 가능성 : ★★☆☆☆

현재 진행상황 : ★☆☆☆☆

예상 통과시점 : 2020년 초

 

몸은 퇴근 톡은 출근

분명히 쉬는 날이었다. 접시에 치즈를 부려놓고 그녀와 와인을 마셨다. 12월이었다. 바람이 매서웠지만 얇은 코트로 멋을 냈다. 신중하게 골라 겨우 예약한 서울 이태원의 와인 바는 '인스타그램' 속 모습 그대로였다. 작위적인 사진을 찍어 럽스타그램 따위의 해시태그를 붙이려는 찰나. '카카오톡'이 현실을 소환했다. 급작스레 팀장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당장 국회의원 A씨의 집으로 가라는 지시였다. 당시 정치부 기자였고 국회는 숨 가쁘게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그녀에게 지금 국회의원에게 가야한다고 사정을 설명한 뒤 택시를 잡아탔다. A씨 집 앞에는 이미 많은 기자들이 와있었다. 패딩 차람에 핫팩을 쥔 기자 한 명이 걱정 어린 목소리로 인사했다. "현장에 왜 이렇게 예쁜 코트를 입고 왔어요. 추운데." 분명 쉬는 날이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비슷한 하소연이 줄이었다. 한 유치원 교사는 밤 11시까지 학부모 카톡에 시달린다고 호소했고, 운송회사 노동자는 주말에도 카톡을 반드시 봐야한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유통업체 직원, 대기업 사원 등 많은 노동자가 퇴근 뒤 '카톡 업무지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저녁이 있는 삶 살고 싶네요" "쉬는 날 가족과 편히 여행가고 싶어요" 사람들이 원하는 일상은 거창하지 않았다.

[로비스트] 퇴근 후 '카톡' 금지! 제발 좀 쉬자
 

로비 대상 : 퇴근 후 카톡 금지법

로비스트가 조사한 결과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은 명목상 이견이 없는 법안이다. 최초 논의는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2016년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낸 뒤 이뤄졌다. 법안에는 "근로 시간 이외의 시간에 전화·문자메시지·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업무에 관한 지시"를 내리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듬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근절 대책 마련'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도 호응했다. 유승민 당시 바른정당 대선 후보도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도 국민의당 시절 유사한 법안을 내놨다. 직장인의 관심을 얻기에 이보다 좋은 이슈는 없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대선 전후로 넘쳐났던 '퇴근 후 카톡 금지' 논의는 어느새 잠잠해졌다. 선거가 끝나면 약속은 흐려지곤 했다. 많은 정치인들이 생색을 냈지만 책임지지는 않았다. 법안은 햇수로 4년 동안 통과하지 못했다. 법을 만드는 5단계(발의→상임위→법사위→본회의→대통령) 중 2단계에 멈춰있는 상황이다. 선거 때는 너도나도 필요하다고 외쳤던 법안이지만 지금은 무관심 속에서 시들어가고 있었다. 시민의 관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의 눈치가 보이는 법안을 밀어붙일 의원은 흔치 않았다.

[로비스트] 퇴근 후 '카톡' 금지! 제발 좀 쉬자
 

로비 포인트 : 카톡을 단속할 수 있는가

로비스트가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신 의원을 만났다. 그는 법안이 오랫동안 멈춰있는 이유로 '실효성 논란'을 꼽았다. 쉬는 시간에 업무 카톡을 금지해도 단속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 법을 담당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여야 의원이 16명 계시는데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이분들 답변이 아휴… '그 법이 작동 할까요?' '처벌할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입니다." 실제로 법안이 처음 나왔을 때 가장 먼저 지적된 부분이 실현 가능성이었다. 현실적으로 직장인이 카톡했다는 이유로 상사를 신고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카톡을 들여다보며 단속할 수도 없다. 게다가 의사, 경찰, 소방관 등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직업은 예외 조항을 둬야하는지 논란이다. 무엇보다도 법안에 처벌 규정이 없는 점도 실효성 논란을 부추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의원은 "한 번 해보자"고 말했다. 처벌이 어려우니 내버려두자는 건 "도피하고 회피하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프랑스는 2017년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법을 시행했다. 노사가 서로 협의한 시간에만 연락할 수 있게 규제했다. 우리나라 법안과 마찬가지로 처벌 조항이 없다. 역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프랑스 노동계는 이 법안이 노동자의 실제 휴식 시간을 늘리는데 도움됐다고 평가했다. 어찌됐든 '퇴근 후 업무지시 금지'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선언적인 법이 필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제가 법을 내니까 대선 후보들도 공약했어요. 변화가 시작된 거예요. 그런데 환노위 의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마음을 고쳐먹어야 해요." 그는 법안 통과를 위해 담당자인 민주당 환노위 의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아직 답장은 오지 않았다. 야당의 반대에 앞서 여당의 무관심부터 해결해야했다.

[로비스트] 퇴근 후 '카톡' 금지! 제발 좀 쉬자
 

로비 결과 : 통과 가능성 50%

신 의원은 법안 통과 가능성을 50% 정도로 낮게 봤다. 하지만 가능성을 높일 전략(?)을 제시했다. 바로 시민들의 '카톡폭탄'이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을 설득해야하는데 '관심'만큼 좋은 무기가 없다. 직업 특성상 정치인은 '관종'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환노위 의원한테 전화하고 문자 보내는 방법이 있어요" 실제로 최순실 청문회 때 국회의원들이 문자 폭탄을 받고 질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그만큼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뜻이다. 신 의원은 여차하면 환노위 의원의 전화번호를 공개할 수 있다(?)며 '퇴근 후 카톡'의 쓴맛을 국회의원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전화번호 공개) 굿 아이디어입니다. 제가 한 번 해볼까요?" 마지막으로 궁금해서 물어봤다. 신 의원은 보좌직원한테 퇴근 후 카톡 할까. "저도 조금 반성을 합니다…" 국회를 나오며 로비스트 제작진에게 퇴근 후 카톡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법을 바꿉니다.

JTBC 로비스트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로비스트>에 로비 의뢰하기 ▶ https://bit.ly/2K7wf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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