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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캠핑카 수십대 점령? 무료 주차장 '얌체족'

입력 2019-04-16 21:38 수정 2019-04-1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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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6일) 밀착카메라는 '공용 주차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주차 공간을 둘러봤는데요. 캠핑용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는가 하면 차를 빌려주거나 수리하는 업체들이 자기집 마당처럼 쓰고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청주의 한 공영주차장입니다.

차량 300대 정도 규모로, 청주시가 무료 운영합니다.

그런데 한쪽 면을 차지한 상당수가 캠핑용 차량들입니다.

[통근버스 기사 : 이렇게 많이 갖다 댄 게 3년 정도 됐어요. 사원들이 불평불만이 많지. 원래는 산단(산업단지) 때문에 이걸 만들어 놓은 건데…]

취재진이 세어 보니 30대가 넘습니다.

주차선을 따라 서 있는 차량 대부분이 주차 공간을 두 면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카라반' 혹은 '트레일러'라고 불리는 것들인데요.

운전석이 없습니다.

대신 앞쪽 견인 고리를 이용해서 다른 차량이 끌고 나가야 합니다.

바닥은 지지대를 이용해서 차체를 고정해놓았는데요.

앞뒤로 차체가 길다 보니 지정된 주차선을 넘어서까지 한참 나가 있습니다.

캠핑용 차량은 현행법상 승합차로 분류됩니다.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데 법적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높습니다.

[박성락/충북 청주시 오창읍 : 안 움직이는 차는 몇 달이 돼도 한 번도 안 움직여요. 캠핑카 창고예요, 창고. 주차장이 아니라.]

일부 캠핑카 업체들이 영업장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주차장 이용자 : 캠핑카를 매매하시는 분들이 갖다 놓고 여기를 자기 사유지마냥 사용하는 게 문제지. 하루 종일 여기 와 있어요.]

차주들은 주차할 곳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캠핑용 차량 차주 : (주차할 곳이) 몇 군데가 없다는 게 문제죠. 청주시에는 없어요. 차라리 당당하게 가서 주차를 그냥 돈 내고 하는 게 속 편하죠, 솔직히.]

결국 지자체는 주차장 입구에 높이 제한 시설을 설치하고, 장기 주차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전북 전주의 한 2차선 도로입니다.

렌터카 스티커가 붙은 대형차들이 도로 한 편에 줄지어 서있습니다.

시민 누구나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바로 뒤 승합차도 렌터카임을 알 수 있는 '허' 번호판이 붙어있습니다.

인근 렌터카 업체에서 이곳을 마치 주차장처럼 쓰고 있는 것입니다.

[박기봉/전북 전주시 덕진동 : 한번 보세요. 00렌터카 다 쓰여 있잖아요. 여기서 저 끝까지 다 쓰잖아요. 주민들은 어디다 대느냐 이 말이죠.]

일반 차량들은 이중 주차까지 하는 상황.

취재를 시작하자 렌터카를 급히 빼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렌터카 직원분이세요?) 아뇨, 차 빼라고 해서 지금 연락받고 나왔어요. (누구한테 연락을?) 친구요.]

해당 렌터카 업체의 차고지를 찾아갔습니다.

차량을 보관하는 대신 유료 주차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렌터카 업체 관계자 : 편의상 저희가 주차를 하긴 했을 거예요. 사용 끝나면 가져오고 해야 하는데 주차장에 있으면 딱지 끊는 것도 없을 것 같고…]

이번에는 경기도 과천의 한 공영주차장입니다.

차량 14대가 주차할 수 있는 크기인데요.

평일 낮 시간에도 자리가 없다 보니 일부 차량은 이중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주차장 안쪽에 눈에 띄는 수입차들이 있습니다.

[인근 주민 : 외제차들은 고치려고 갖다 놓은 차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여기가 다 수입차 전문이거든요, 카센터들이.]

해당 업체는 직원들 차라고 주장했습니다.

[수리 업체 관계자 : 저희도 여기 주민이잖아요. 그러니까 주민으로서 이용하는 거예요.]

취재진이 직접 해당 차주에게 전화해 봤습니다.

[수리 차량 차주 : (공영주차장에 주차돼 있다는 것 혹시 알고 계셨어요?) 전혀 몰랐죠. 저는 센터에 있는 줄 알았죠.]

무료 주차장마다 '알박기' 얌체족이 늘고 있지만, 정작 지자체들은 관련 규정이 없다고 손놓고 있습니다.

[과천시청 관계자 : (규정이) 있으면 저희도 그걸 근거로 해서 단속을 한다거나 그러면 되는데, 그런 게 없다 보니까 저희도 계도만 하는 거죠.]

방치 차량을 옮기라는 안내문은 색이 바랬습니다.

이 차가 주차장에 얼마나 서 있었는지, 또 언제 자리를 옮길지 알 수 없습니다.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라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턴기자 : 한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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