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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두 도시 이야기'

입력 2019-04-16 21:39 수정 2019-04-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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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죠.

성당의 첨탑과 지붕은 황망한 불길에 휩싸여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서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무너져 내린 것은 비단 프랑스 사람들뿐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노트르담, 우리말로는 '우리의 여인' 즉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를 의미하는 장소.

신앙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곳은 무언가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어주는 치유의 공간이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종지기 콰지모도가 얼굴을 내밀고 그 앞마당에서는 집시 에스메랄다가 춤을 출 것만 같은…

또한 그들이 아니었어도 저마다의 환상으로 기억되는 장소.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공간은 인간의 오만함을 비웃듯 무너져갔고 빛나는 도시 파리는, 슬픔에 잠겼습니다. 

왜…

왜 하필 오늘이었을까…

오늘은 그곳으로부터 한참 떨어진 또 다른 도시가 기억으로 물결치는 날.

5년 전에 오늘 우리 역시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무언가를 놓쳐버렸습니다.

'전원 구조'

그 어리석고도 허망했던 단어에 잠시 희망을 품었다가 눈앞에서 서서히 국가의 무너짐을 목격했던 순간…

어느 사이 감정의 모서리가 무디어져 누군가는 '지겹다'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잔인한 시간.

우리 곁에 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모든 것들은 정말로 우리 곁에 늘 남아있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무너지는 그 첨탑과 지붕을 바라봐야 했던 파리의 시민들은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습니다.

"오늘 나는 희망을 말하고 싶다"
"파리가 늘 그래왔듯 다시 복구해 낼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고 재건할 것"

놓쳐버린 그 순간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고자 그들은 함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긴 시간이 걸릴 터이지만 어머니를 잃어버린 도시는, 다시금 어머니를 되찾아 환한 얼굴을 다시 세상에 선보이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먼 하늘과 바다를 돌아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또 다른 도시.

우리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을 다시 되살릴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든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마음들이 이어진다면 말입니다.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
노래해요 나의 에스메랄다
- 노트르담 드 파리 OST 중 콰지모도의 노래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죽음을 넘어
영원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낸 곡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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