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기억 흐려져가지만…'치매'와 맞선 그들이 살아가는 법

입력 2019-04-15 08:52 수정 2019-04-15 15:3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65세가 넘는 노인 10명 가운데 한 명이 앓고 있다는 치매. 앞으로 30년 안에 환자가 2백만 명이 넘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얼마 전에 드라마에서 배우 김혜자씨의 치매환자 연기 관심도 많이 받았었죠. 하지만 아직도 내 일은 아니라는 인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 이름은 홍광표고, 나이는 78살입니다"
"내 이름은 라정희이고, 그 다음에? 나이는 73살입니다"

당사자도, 가족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노진석/라정희 환자 남편 : 나도 잘 못 알아봤어요. 아저씨가 누군데 우리 집에 있느냐고. 애들도 잘 모르고. 어안이 벙벙했죠. 진짜 치매인가?]

평생을 함께한 배우자의 낯선 모습은 두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진석/라정희 환자 남편 : 환자도 답답하지만 보호자도…다 어질러놓고, 감추고, 안 했다고. (내가?) 매번 그래요. (근데 나는 그런 일이 없는데.)]

고된 젊은 날을 보낸 뒤 맞닥뜨린 병이었기에 더 원망스러웠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고, 때로는 길고 외로운 타국 생활을 견뎌야 했습니다.

[홍광표/인지증 환자 : 사우디에서, 열대 뜨거운 모래사장에서 일을 했는데 거기 가서 4년을 있었습니다.]

이들이 치매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병을 받아들이고, 밝은 생활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홍광표/인지증 환자 : '누구나 다 그런 일이 있을 거다' 생각을 하고 그럴 때 그때그때 넘기는 거죠.]

틈 나는 대로 사람을 만나고, 매일같이 노래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나갔습니다.

기억은 흐려져가지만 좌절 대신 매 순간을 즐기는 법을 배웠습니다.

[라정희/인지증 환자 : 여기 오는 게 더 즐거워요. 나는 여기 진짜 좋아서 일찍 제일 먼저 와서, 친구들하고 놀고 그래요.]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 중 1명이 인지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인지증을 조금 더 친숙하게, 내 일처럼 받아들여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노진석/라정희 환자 남편 : 치매 환자를 그냥 이상하게 보지 말고, 조금은 내 가족같이 좀 대해줬으면 좋겠더라고요.]

(화면제공 : 라이나전성기재단)
(영상디자인 : 오은솔)

관련기사

'치매 유발 논란' 의료용 가온기 300대 국내 수입 확인 연금·정년·지하철 혜택…노인 기준 상향, 무엇이 달라지나 2월 취업자 대부분 '노인 일자리'…'고용 한파' 여전 소득격차 키우는 '빈곤 노인 증가'…지원금도 '사각지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