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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자전거 도로 '주차' 불법 아니라고?

입력 2019-04-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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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법으로 바꾸다

금요일 6시 30분 JTBC 유튜브 라이브 <로비스트>

 

대상 의원 :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통과 가능성 : ★★★★☆

현재 진행상황 : ★☆☆☆☆

예상 통과시점 : 2019년 연말

 

자전거 도로는 '공짜 주차장'

자전거 페달을 밟았지만 나아갈 수 없었다. 길은 막혔다. 흰색 승용차와 회색 승합차가 기둥처럼 서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자전거 전용차로' 표시는 트럭 바퀴에 깔려있을 뿐이었다. 앞으로 더 가봤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관광버스가 자전거 차로를 주차장 삼아 연달아 멈춰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반 차로로 달렸다. 그 때 택시 한 대가 바람을 가르며 씽, 곁을 스쳐갔다. 급히 핸들을 꺾었다. 하지만 자전거 길로 들어갈 수 없었다. 이번에는 정차한 경찰 전경버스 때문이었다. 이 길이 자전거 '전용' 차로라는 사실은 경찰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수난은 계속됐다. 자전거 차로에서 노점상은 번데기를 팔았고 택시는 손님을 기다렸으며 관공서는 화단을 가꾸었다. 상식은 그저 상식이라서 아무도 지키지 않았다. 법에는 자전거 도로에 주·정차를 하면 안 된다는 문구가 없었다. 지난 8일, 벚꽃 놀이가 한창인 서울 여의도에서 자전거 길은 관광버스와 전경차량과 택시의 주차장이 됐다. 자전거 길에서 자전거를 타면 택시가 경적을 울렸다. 멈칫거리며 엉거주춤 달렸다.

 

[로비스트] 자전거 도로 '주차' 불법 아니라고?
 

로비 대상 : 자전거 도로 주정차 금지법

로비스트가 알아본 결과 한 대학생이 벌써 해결책을 내놨다. 자전거 도로에 차량 주·정차를 금지하는 법안이다. 얼핏 보면 너무 당연해서 이미 있음직한 법이지만 여태껏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의 대학생 인턴 이종민씨가 법의 틈새를 눈치 채 아이디어를 냈다. 위 의원은 인턴의 제안을 받아들여 2월 15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이하 자전거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자전거 우선도로'에서는 차량 속도를 제한하고 위반하면 과태료 30만원 미만을 물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대학생이 제기한 문제를 국회의원이 법안으로 제출했다. 사소해도 중요한 사건이다. 국회 익명 게시판 '여의도 대나무숲'에는 일주일에도 한두 건씩 불통 의원을 향한 하소연이 올라온다. 추상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외치는 의원은 많지만 눈에 보이는 '막내 인턴'에게 귀 기울이는 의원은 적다. 안타깝게도 이날 청년이 직접 만든 법안은 주목받지 못했다. 대신 임시국회가 파행돼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이목은 '5·18 망언' 국회의원에게 집중됐다. 생활 법안은 자주 정쟁에 치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했다. 마이크는 일하는 의원보다 실언하고 추태부리는 의원에게 먼저 갔다.

 

[로비스트] 자전거 도로 '주차' 불법 아니라고?
 

로비 포인트 : 단속 가능할까?

로비스트가 대학생 인턴이 낸 '자전거 도로 주·정차 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위성곤 의원을 찾았다. 위 의원은 민주당의 많은 의원이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통과를 자신했다. "우리 당에 홍영표 원내대표님, 우원식 전 원내대표님이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자전거로 출근합니다. 누구보다 문제점을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행정안전위원회 홍익표 민주당 간사에게 부탁해서 'JTBC에서 관심 갖고 있는 법이니까 (처리 순서를) 당겨서 합시다!' 이렇게 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안은 5단계(발의→상임위→법사위→본회의→대통령)를 거쳐야 진짜 법이 된다. 현재 자전거 법은 1단계에 멈춰있다. 하지만 여야가 맞붙는 쟁점법안이 아니므로 2단계만 통과하면 무사히 진짜 법이 될 수 있다. 자전거 법의 관건은 담당 상임위인 행안위 통과 여부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법으로 자전거 도로 주·정차를 막아도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현재 자전거 도로는 시청·구청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한다.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서울시의 경우 한강 전체를 관리하는 한강관리공사에 자전거 단속 인력은 지난해 기준 19명에 불과하다. 위 의원은 이 문제를 '자치경찰제'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휘하는) 자치경찰제가 되면 시·도지사가 지역의 경찰을 지휘하기 때문에 (단속 인력 등) 실효성이 확보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65세 이상 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단속 인력 확충을) 추진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자치경찰제도가 도입돼도 구청의 주·정차 단속 업무를 경찰이 떠맡는 게 옳은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실효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비스트] 자전거 도로 '주차' 불법 아니라고?
 

로비 결과 : 통과 가능성 100%

로비스트가 위 의원에게 법안 통과 가능성을 물어봤다. "방송이 나가고 여론이 관심을 주면 100%라고 생각합니다. 쟁점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이 없습니다." 통과 시점은 올해 말로 전망했다.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동시에 로비스트에게 다른 대학생이 낸 생활 법안도 널리 알려 달라(?)고 로비했다. "대학생 인턴이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법'을 내놨거든요. JTBC가 관심을 가지면 상임위도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여야는 계속 싸울 것이다. 그 다툼이 감시와 견제라면 나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의원의 본업은 법을 만들고 다듬는 일이다. 누군가는 소(!)를 돌봐야했다. 묵묵히 일하는 의원이 '관심' 받아야 로비스트의 로비도 성공할 터였다. 댓글의 수가 법안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법을 바꿉니다.

JTBC 로비스트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로비스트>에 로비 의뢰하기 ▶ https://bit.ly/2K7wf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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