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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왜 '탈락 통보' 안 하나요? 면접비도 주세요!

입력 2019-04-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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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법으로 바꾸다

금요일 6시 30분 JTBC 유튜브 라이브 <로비스트>

 

대상 의원 :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통과 난이도 : ★★★☆☆

현재 진행상황 : ★☆☆☆☆

예상 통과시점 : 2019년 연말

 
 

탈락했으면 말을 해야지!

최종면접을 보았지만 소식은 없었다. 무시로 취업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며 '그 회사'가 합격자를 발표했는지 염탐했다. 하루에도 너덧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아직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았나봐' 합리화를 하다가도 '불합격했는데 모르고 있는 거 아냐' 명치 속 깊은 곳이 쓰려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며 다시 고민에 잠긴다. '그만 두려면 한 달 전에 말해줘야 하는데…' 홀연히 달아나버린 취업준비생에게 여러 번 당한 사장님이 보챈다. "너 다음 달에 출근할 수 있는 거지? 확실한 거야?"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내지른다. "사장님 다음 달에는 일 못 할 것 같아요." 이젠 되겠지 싶어서 얼결에 그만 둔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울리지 않았고 스리슬쩍 합격자 명단만 돌았다. 취업을 준비하는 3년 동안 반복된 풍경이었다. 극소수의 기업만이 탈락 통보를 해주었다. 보통의 탈락자는 합격자 명단을 보고 눈치껏 실패를 가늠해야했다.
 

[로비스트] 왜 '탈락 통보' 안 하나요? 면접비도 주세요!
 

로비 대상 : 탈락 통보와 면접비 의무화 법(공정채용법)

로비스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국회 법률안을 뒤져봤다. 역시나 구직자에게 불합격 통보를 하게 하자는 법안은 나와 있었다. 면접비 지급을 강제하는 조항도 붙었다.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발의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공정채용법)'이다. 하지만 법안은 1년 동안 먼지 속에 방치돼 있었다. 재벌개혁이나 경제민주화 같은 '멋있는' 주제가 아니었고 여·야가 맞붙는 쟁점 법안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꼭 필요한 법은 대부분 당연한 법이었고 당연한 일은 너무나 당연해서 국회의원도 기자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 법은 만든 지 4달이 지나서야 담당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됐다. 진짜 법이 되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법안은 통상 5단계를 거쳐야 진짜 '법'이 된다. ①우선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만든다. ②이후 담당 상임위원회에서 '내용'에 관한 토론을 한다. 학교에 관한 법이면 교육위원회가, 돼지고기에 관한 법이면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가 논의하는 식이다. ③그리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를 한다. 여기에서는 주로 법의 '형식'에 관해 토론한다. ④다음 차례는 표결이다. 우리가 흔히 텔레비전에서 보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이 투표한다. ⑤마지막으로 대통령이 공포한다. 이제야 법률안은 진짜 법이 된다. 하지만 '채용 불합격 통보와 면접비 의무화 법'은 2단계도 통과하지 못했다. 수북한 서류더미 밑에 깔려있어서 누군가 꺼내지 않으면 통과는커녕 이런 법률안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묻힐 판이었다.
 

[로비스트] 왜 '탈락 통보' 안 하나요? 면접비도 주세요!
 

로비 포인트 : 관심 주기

로비스트가 먼지 묻은 법안을 책상 위로 꺼내고자 민주당 권 의원을 만났다. 공정채용법 통과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봤다. 권 의원은 '관심'이라고 대답했다. "국민의 관심, 여론의 형성 이게 국회에는 직빵입니다. 오늘 이렇게 방송국에서 오셨잖아요? 이럴 때 좀 제가 열심히 떠들어야 됩니다." 실제로 지난 13일 미세먼지 관련법은 발의한지 하루 만에 상임위를 거쳐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관심이 집중된 이슈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표를 향해 움직이는 '관심종자'다. 표가 되는 일은 하고 안 되는 일은 안 한다. 댓글의 개수가 법안을 살릴지 죽일지 결정한다.

 

'탈락했으면 알려 달라'는 취준생의 상식적인 요구에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이유는 2015년에 발생한 제약회사의 채용 갑질 사건 때문이다.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제약의 모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당시 채용 과정에서 면접을 본 30명을 전원 불합격시켰다. 문제는 그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면접자들은 합격자 명단이 돌지 않으니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믿고 희망고문을 견뎠다. 무효한 시간이었다. 이를 권 의원이 포착했다. "황당하고 억울한 일 아닌가요? 저도 정치하기 전에 취업준비 했어요. (불합격 통보) 아예 없었어요." 그는 판·검사 출신 국회의원이 가득한 여의도에, 얼마 없는 직장인 출신 의원이었다.

 

면접비를 반드시 주게 하는 조항도 중요하다. 채용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업무다. 비용을 모두 취준생에게 떠넘기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구직자들은 면접을 1회 볼 때마다 평균 약 18만5000원을 지출했다(잡코리아·2018년). 반면 기업은 10곳 중 3곳만 면접비를 줬고 그나마도 평균 3만원에 그쳤다(사람인·2017년). 돈이 없어서 직업을 구하는데 돈이 있어야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면접비를 줄 필요가 없으니 대부분의 회사는 뽑을 것도 아니면서 구직자를 일단 면접장에 부르고 본다. 권 의원은 이를 지적했다. "기업도 면접 대상자를 면밀하게 보고 뽑아야 하거든요. 취준생 인터뷰 기사를 보니까 '완전히 병풍만 서다 왔다' 이런 얘기가 있어요. (면접비 지급 의무화 해야) 들러리 서는 걸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로비스트] 왜 '탈락 통보' 안 하나요? 면접비도 주세요!
 

로비 결과 : 70% 확률로 연말 통과

로비스트가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하자 권 의원이 답했다. "통과 가능성은 7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말까지 통과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면서 로비스트에게 역으로 로비(?)했다. "이런 문제에는 사회적 관심이 있어야 해요. 관심을 촉발하는 데는 '언론'이 최고죠?" 권 의원은 국민의 관심만 있다면 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비스트는 취준생의 관심을 모아서 국회에 전달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의 관심이 이어진다면 모자란 30%의 가능성도 채워질 터였다. 연말에 다시 권 의원을 찾아 법안 통과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법을 바꿉니다.

JTBC <로비스트>

기획·제작 : 고승혁, 김민영, 김지원

<로비스트>에 로비 의뢰하기 ▶ https://bit.ly/2K7wf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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