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발언이 나온 뒤 박지원 의원도 "황 대표가 김 전 차관 임명 전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사실이 아니고, 한국당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오늘(28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논란 내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수사하면 좋을지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매우 커진 의혹을 해소하는 데 합당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학의 사건을 전담할 특별수사단을 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상기/법무부 장관 (어제) : 특임검사의 경우에는 현직 검사를 수사 대상자로 한다는 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죠.) 네. 그런 점에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면은 특별 수사팀이나…) 특별수사단이라든가. (이런 것을 만드는 것까지 얘기가 되신 건가요?) 네.]
특별수사단은 검사장급을 단장으로 하고 전국 각 검찰청에서 검사와 수사관을 이렇게 차출받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강원랜드 채용비리, 또 성완종 리스트 수사 때였는데요. 김학의 특수단이 꾸려진다면 비슷한 규모로 약 10여 명 안팎의 검사가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특수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가 특검을 추진하다 늦어지면 시효가 지나 자칫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특검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수사 대상에 같은 당 곽상도 의원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그 당시 뭐 무슨 관계가 있었습니까? 그다음에 민정수석이 무슨 관계가 있었습니까? 계속 얘기 나오는 게 황교안, 아니면 곽상도 얘기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야당 탄압 아니고 뭡니까? 장관님.]
방금 말한 황교안 대표는 그동안 줄곧 김학의 사건은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고 들었고 차관으로 임명된 다음 스스로 사퇴한 것이 전부라는 입장이었죠. 즉 임명 전까지 나는 전혀 몰랐다, 나와는 일절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황 대표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이었던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 김학의 차관이 임명 되기 전에 국회에 온 황교안 법무장관을 따로 만나서 간곡히 건의를 했다고 합니다.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제가 제보 받은 동영상 CD를 꺼내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님께 '이것은 제가 동영상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이거는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박영선 후보자도 영상에 나온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아무튼 위원장실에서 단둘이 나눈 대화인 만큼 사실인지 이것을 또 입증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박 후보자 법사위 박 남매에게 SOS를 보냈습니다.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여성이 보기에는 너무 부적절한 CD여서 저는 조금 처음에 조금 보다가 말았고요. 조금 보다가. 그 CD를 가장 많이 보신 분이 박지원 대표이십니다.]
그 CD를 가장 많이 봤다고 알려진 박지원 의원도 그 동영상의 존재를 상세히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박영선 후보자가 황교안 당시 장관을 만난 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했다는 사실도 떠올렸습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 이제 박영선 의원하고 저는 전화를 많이 하잖아요. 낄낄낄 그러면서 오늘 얘기했더니 황교안 장관이 얼굴이 빨개지더라, 그리고 또 다른 얘기는 그분이 할 거예요. 생략.]
그러나 황교안 대표의 입장은 다릅니다. 금시초문인 듯 펄쩍 뛰었습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박영선 후보자가 그 김학의 임명 전에 동영상 CD를 보여드렸다고…) 나한테? (예예.) 턱도 없는 소리. (그 CD를 보여드린 게 아니었었나요?) 에이 무슨 소리 하고 있어.]
박 후보자도 실물 CD를 보여준 것은 아니라고 정정했지만 영상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말했고 황 장관도 당시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특히 김 전 차관이 사퇴한 다음 법사위에서 관련 얘기가 나왔을 때도 황 대표는 당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영선/당시 국회 법사위원장 (2013년 6월 17일) : 아마 장관님은 김학의 차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실을 다 알고 계실 겁니다. 저희가 그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질문 드리지 않은 것입니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 얘기를 듣고 당시 황교안 장관이 눈을 미묘하게 깜빡거려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듣고 있는데. 두 분, 박영선. 황교안. 거기서 느꼈다.]
박지원 의원의 해석이었고요. 그렇다면 황 대표, CD는 못 봤지만 동영상 얘기는 전혀 들은 것이 없냐? 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합니다.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김학의 차관 관련해서는 어떤 얘기도 나누신 적이 없는 건가요?) 아니 뭐 여러 이야기를 했죠. 그 당시 법사위원장이고 나는 또 이제 그 법무부 장관이고 그러니까. 앉아서 여러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여러 얘기가 섞였으니까 언제 어떤 얘기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없어요. 임명을 대통령이 하시는 거니까 그 당시 내가 장관이 되고 나서 며칠 안 돼서고 내가 제청하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죠.]
"기억이 없다" 즉 "동영상 얘기는 들은 적 없다"고 답하지는 않은 것인데요. 다만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이 임명되는 데 아무 관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달라보입니다. 차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긴 하지만 장관이 제청을 해야하기 때문인데요. 당시 청와대도 이렇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김행/당시 청와대 대변인 (2013년 3월 13일) : 새 정부의 차관 인사를 발표하겠습니다. 각 부처 장관들의 추천을 거쳐, 아직 공식적으로는 구성되어 있지 않았지만 인사위원회에 준한 심의 절차를 거쳐 오늘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법무부 차관. 김학의.]
각 부처 장관의 추천이라고 당시 대변인이 분명 설명했었습니다.
오늘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알았나 몰랐나"…박영선-황교안 '진실게임' >